공동취재단 철수, ‘北 딴죽걸기’ 숨은 의도 분분

13차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북측의 남한 공동취재단에 대한 탄압으로 취재단 전체가 철수하는 초유의 사태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발생에 대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판국이다.

공동취재단은 23일 전면 철수를 결정하고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태의 원인이 북측에게 있음을 분명히 했다.

취재단은 “북측은 공동 취재단 방송기자의 ‘납북’ 또는 ‘나포’ 등의 표현을 문제삼아 위성송출을 가로막고 일방적인 취재제한 조치를 취했다”면서 “나아가 해당 기자에 대한 사실상 추방을 요구하며 10시간동안 고령의 이산가족들의 발을 묶어놓는 비인도적 처사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런 과정에서 북측은 해당 기자에게 ‘공화국법에 따른 처리’ 운운하며 협박하기도 하고, 오디오 녹음전 기사내용을 사전에 가져오라며 사실상 기사검열을 시도하고 녹음테잎을 빼앗는 등 상식 밖의 행동을 계속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북측의 태도가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인도주의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시정을 촉구했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너무 미온적인 대처가 아니냐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북한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태도가 이번이 처음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12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도 ‘납북’ 표현이 들어간 방송의 송출을 막았고, 북측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특정 언론의 방북 취재를 막기도 했었다.

북한의 이런 태도에 대해 25일부터 열리는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RSOI)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고, 남측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이종석 길들이기’ 차원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납북자 송환 의지 밝힌 李장관 길들이기?

실제 북한은 23일 조선중앙TV를 통해 “우리는 미국의 대조선(대북) 압살 기도가 명백한 조건에서 그에 보다 강력한 자위적 행위 조치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비난 경고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RSOI는 매년 실시돼 왔다는 점에서 이 주장은 설득력이 약한 가운데, 이종석 장관이 역대 장관 중 처음으로 납북자 송환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한 북측의 반발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지난 12차 이산가족 상봉때와 마찬가지로 ‘납북’이나 ‘나포’와 같이 북한 체제를 자극하는 발언에 대해서는 북측 관계자들이 즉각 반응하게 돼 있어 남북관계를 감안한 정치적인 판단보다는 그들 나름의 원칙에 충실한 행동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관측 속에서 북측의 독선적 행동에 대해 남한 언론뿐 아니라 국민들의 시선 또한 곱지 않다. 북한 당국은 취재단이 가져간 위성 송출 차량에까지 난입해 기자들을 협박하고 녹화 테이프를 빼앗는 등의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 향후 남북관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편 남한 당국은 이와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북측에 사과 요구와 재발 방지 약속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또 남북간 합의에 따라 공동취재단이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박영천 기자 pyc@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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