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의 더욱 포괄적인 접근법’ 뭔가

미국이 단독 및 다자적인 대북 제재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14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 결과 “공동의 더욱 포괄적인 접근법”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첫 반응들은 ‘이견을 덮기 위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냐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아직은 한국 정부측에서만 이 말이 나오고 미국 정부측에선 들리지 않는다. 미 언론도 정상회담 전은 물론 후에도 한.미간 대북 인식과 접근법의 차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정상회담 후 정례 브리핑에서 내놓은 간단한 발표문에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북한 문제들을 외교적으로 해결한다는 자신의 공약을 거듭 확인했다”고 설명했으나, ‘포괄적 접근법’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양국 실무자들이 협의하고 있고, 내용이 복잡하다는 말로 ‘실체’가 있음을 강력 시사했다. 송민순(宋旻淳)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실장도 양 정상이 이날 보고를 받고 이를 “구체화시켜 나가자고 합의했다”며 이르면 내주 이 문제로 양국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만날 것이라고 ‘실체’를 강조했다.

사실 미국측에서도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최측근인 필립 젤리코 자문관이 작성한 “새로운 대북 접근법” 혹은 “광범위한 새로운 접근법” 안이 미 정부내에서 회람되고 있다고 지난 5월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바 있다. “공동의 더욱 포괄적인 접근법”과 맥이 닿는 것이다.

이후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 얘기는 다시 수면 밑으로 들어가고, 정작 미국의 ‘포괄적’인 새로운 접근법은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 먼저 선보였다.

특히 송 실장이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이던 지난해 5월 미국을 방문해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과 만난 뒤 “강화된 외교적 조치”라는 말을 내놓은 후 6자회담 당사국들간 다각적인 외교접촉 끝에 6자회담이 표류 1년만에 8월 재개돼 5차회담에선 9.19 공동성명으로 이어지기도 했었다.

송 실장은 이날 정상회담 후 브리핑에서 ‘포괄적 접근법’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질문에 북한을 6자회담에 끌어내고, 회담이 재개될 경우 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진전시키기 위한 2가지 목표를 함께 담고 있다고만 말했다.

이에 따라 “공동의 더욱 포괄적 접근법”은 9.19 공동성명의 원칙들을 토대로 6자회담 당사국들이 부담해야 할 일과 순서 및 시간표 등을 더욱 구체화하는 것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새로운 대이란 제안이 알려졌을 때, 북한 핵문제에 관심있는 일부 전문가들은 9.19 공동성명의 구체화 필요성도 지적했었다.

한 외교소식통은 그러나 ‘더욱 포괄적 접근법’에 대해 “앞으로 협의해봐야 한다”며 당사국들간 협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특히 북한을 제외한 5자가 이 안에 합의하더라도 “북한이 받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 초기 대한반도 정책 재검토 후 내놓은 ‘포괄적’인 대북 정책이란 핵 뿐 아니라 미사일, 인권 등 각종 북한 문제를 모두 한꺼번에 다룬다는 뜻이었음을 상기시키며, ‘포괄적’이라는 표현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의미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공동의 더욱 포괄적인 접근법’이 모색된다 해도 미국이 준비 중인 대북 제재는 예정대로 추진될게 확실하다.

미국은 그동안 안보리 결의 1695호에 따라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를 다각적으로 검토해왔으며 곧 구체적인 조치가 발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이 내놓을 추가제재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완화했던 각종 금수조치를 복원하되 통상분야보다는 미국인의 대북 송금 및 투자 금지, 북한인의 대미 자산 투자 금지 등 금융부문을 중심으로 제재를 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또 유엔 회원국들에게도 유엔 결의에 따른 대북 제재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며 국제협력망 구축에 진력하고 있다.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지역을 순방하며 국제금융망을 통한 테러 및 대량살상무기(WMD) 자금 차단책을 조율한데 이어 이번 주엔 유럽 방문에 나섰고, 패트릭 오브라이언 테러자금 담당 차관보도 중동을 순방하며 재무 당국자들과 접촉하는 등 대북 금융압박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아직 폭발점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인내심이 다해가고 있다”며 “북한에 언제까지 이래야 되느냐는 분노의 목소리가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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