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성명 1주년> 공동성명 이행에 관심 보이는 北

“9.19공동성명이 이행되면 우리가 얻을 것이 더 많다.”

북한은 지난 8월26일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9.19공동성명에 대한 북한의 입장과 평가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대변인은 “2005년 9월19일 6자회담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핵계획 포기를, 미국은 평화공존을 공약했다”며 “이 합의가 이행되면 우리가 얻을 것이 더 많으므로 (우리가) 6자회담을 더 하고 싶다”고 6자회담 복귀 의지를 솔직하게 피력하기도 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와 관련해 ▲북한의 핵 폐기 ▲미.일의 북한과 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를 별도의 포럼에서 논의 ▲동북아 다자간 안보협력 등의 내용을 9.19공동성명 속에 담았다.

주변국들이 우려하는 핵카드를 포기하는 대신 오랜기간 바라왔던 북미관계 정상화와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등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만큼 9.19공동성명의 이행이 유리하다는 언급은 북한의 속내를 가감없이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9.19공동성명은 북한이 핵포기만 약속한 반면 국제사회가 북한에 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담은 포괄적 합의안”이라며 “북한의 입장에서는 이 공동성명의 이행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작년 11월 열렸던 제5차 6자회담 이후 미국의 금융제재를 이유로 들면서 6자회담 복귀를 거부했고 9.19공동성명은 종잇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자금동결로 대표되는 미국의 금융제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금융제재가 직접적으로 북한의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외무성은 지난 1월 미국의 금융제재에 대해 “핏줄을 막아 우리(북)를 질식시키려는 제도말살행위”라고 표현한데서도 자금동결조치가 북한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히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BDA은행에 묶여있는 북한 자금은 2천400만달러로 추산되고 있고 노동당 내 부서를 비롯해 38호실, 39호실, 서기실 등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주요 통치자금까지도 포함돼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다 2천400만달러라는 금액이 북한 예산의 대략 1%에 육박하고, 암달러 시세를 적용하면 예산의 20%에 까지 육박하는 큰 돈이라 북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미국의 금융제재가 대화의 기본 전제인 상호존중의 정신을 여지없이 깨뜨려버렸다는 것이다.

김연철 연구교수는 “북한이 주장하는 것은 제재와 협상을 병행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며 “미국이 제재를 선택한다면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면 먼저 제재를 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9.19공동성명이 발표되기 며칠전 이뤄진 금융제재에 대해 북한은 “미국은 6자회담이 열리면 우리와의 관계정상화, 평화협정 체결, 경수로 제공 등을 논의하는 주고받기식 협상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렇게 하면 우리에게 양보하는 것이 되므로 강경으로 11월 중간선거에 유리하게 써먹으려는 미 행정부 강경파들에게 통할 수 없게 된 것”이라며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북한은 이 같은 이유로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6자회담 복귀를 회피하고 있으며 선(先) 금융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마련하겠다는 포괄적 방안은 이미 공동성명에 다 나와있는 것으로 이행의 선후과정만 배열하면 되는 문제”라며 “중요한 것은 금융제재 문제를 그 배열 속에서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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