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재판에서 사형까지 5분만에 뚝딱

지난해 3월 회령 공개총살 동영상이 공개된 데 이어 지난 7월 함경남도 함주에서 벌어진 공개총살 현장이 추가로 공개돼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공개총살 동영상에는 지난 회령 동영상과 달리 공개재판과정이 정확하게 촬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회령에서도 그랬듯이 북한에서는 공개재판 직후 사형수에 대한 형을 확정하고 그 자리에서 사형을 집행한다.

한마디로 공개재판과 총살과정에는 ‘법치’라는 것을 찾아볼 수 없다. 물론 북한은 사회주의 헌법 제18조를 통해 “법에 대한 존중과 엄격한 준수집행은 모든 기관, 기업소, 단체와 공민에게 있어서 의무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공개재판에서 총살로 이어지는 일련의 재판과정에서 알 수 있듯 법적 절차나 과정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두 번에 걸쳐 공개된 공개총살 동영상을 통해 증명된 것은 북한의 반인권적 형집행과 법적 근거 없이 단지 북한 체제 유지를 위한 ‘공포정치’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

공개재판에 대한 법적 근거는 북한 형사소송법 제7장 제179조에 “재판은 군중을 각성시키며, 범죄를 미리 막기 위하여 필요에 따라 현지재판을 조직 진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공개처형에 대한 근거는 없다.

누가 ‘인혁당 사건’과 비교하나?

같은 조항에는 “피소자에 대한 교양에 책임이 있거나 범죄의 틈을 준 해당 관계자들을 참가시켜 교훈을 찾도록 할 수 있다”고 적고 있어 어린이들을 포함한 지역주민들을 반강제로 동원시켜 김정일 체제를 유지하는 강력한 동력으로 삼고 있다.

같은 법 제251조를 보면 “제1심 판결 판정에 대하여 의견이 있을 때 피소자, 변호인, 손해보상청구자는 상급재판소에 상소할 수 있으며 상소, 항의가 제기되면 그 판결, 판정은 집행되지 않는다”고 적고 있다.

또 제169조에는 “피심자, 피소자는 형사책임 추궁결정을 받은 때부터 언제든지 변호인을 선정하여 그의 방조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함주에서 집행된 유분희 씨 공개총살 과정을 살펴보면 재판이 끝나자마자 불과 5분 사이에 사형집행이 이뤄져 상급재판소에 상소할 시간적 여유를 아예 주지 않고 있다.

이같은 재판과정은 1974년 남한 좌파 혁신계 인사들이 과거 인혁당을 재건해 정부를 전복하려 했다는 이유로 인혁당 관계자 23명 가운데 8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고, 바로 다음날 형이 집행된 ‘인혁당’ 사건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비극이다.

이에 대해 탈북자 최 모 씨는 “북한에서는 재판결과에 대한 상소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특히 사형수가 상소하는 경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공개재판이나 총살도 주민들 교양을 위해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재판과정에 변호인이 참석하기는 하지만 피심자에 대한 변호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형벌규정은 2004년에 개정된 북한 형법 제27조를 통해 사형, 무기로동(노동)교화형, 유기로동교화형, 로동단련형, 선거권박탈형, 재산몰수형, 자격박탈형, 자격정지형으로 명시하고 있다.

공포감 조성, 내부통제 강화가 유일 목적

‘사형’ 선고에 대해서는 제29조에 “사형은 범죄자의 육체적 생명을 박탈하는 방법으로 집행한다”고 적시했다.

특히 사형에 대한 법 적용으로는 제59조 ‘국가전복음모죄’, 제60조 ‘테러죄’, 제67조 ‘민족반역죄’, 제278조 ‘고의적 중살인죄’ 등을 적용해 ‘무기노동교화형 또는 사형 및 재산몰수형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총살 당한 유 씨의 경우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의 집 부엌에서 강냉이 10 kg을 절도하면서 그 집의 둘째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강냉이를 팔아 북한돈 3500원을 받고 이를 음식물로 바꿔 소비한 후 2005년 11월 14일 보안서(경찰)에 체포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혐의를 북한 형법에 그대로 적용하면 북한 형법 제9장 제278조 ‘고의적 중살인죄’를 근거로 해서 10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 처할 수 있으나, 사형까지 시킨 것은 주민들에 대한 내부 교양을 강화하기 위해 이 조항을 확대 적용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 조항에는 “탐욕, 질투 그밖에 비렬한 동기에서 사람을 고의적으로 죽인 자는 10년 이상의 로동교화형에 처한다. 정상이 특히 무거운 경우에는 무기로동교화형 또는 사형에 처한다”고 되어있다.

이상과 같이 북한의 공개재판과 총살은 형법과 형사소송법에 분명히 명시된 권한과 절차를 완전히 무시하고 무법적으로 진행된다. 선고된 형량도 법률과는 무관하게 가혹하다. 따라서 북한의 공개재판과 총살은 공정한 법집행이 아니라 공포감을 조성해 내부 통제를 강화하려는 정기적인 잔혹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

한편 북한 형사소송법 제4조에는 ‘국가는 형사사건의 취급 처리활동에서 인권을 철저히 보장한다’고 명시돼 있다. 오로지 형식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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