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방문 허락해달라”…탈북자 北대사관 찾아

30대 탈북자가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만나게 해달라며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북한 대사관 영사부를 방문한 사실이 밝혀졌다.

탈북자 김형덕(32.서울 양천구 신정동)씨는 19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8월초 베이징 소재 북한 영사부에 찾아가 탈북자가 합법적으로 방문할 수 있도록 당과 정부에 건의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평안남도 개천 출신인 김씨는 지난달 13일 탈북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부인 유성희(28)씨, 두 딸 성주(5).영주(4) 등과 함께 금강산 관광길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씨는 탈북자 접근을 막기 위해 삼엄한 경비를 펼치는 베이징의 남한 영사관과 달리 북한 영사부 접근 과정에서 이렇다 할 제재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에 탈북자 신분을 밝히자 북한 관계자가 흥분하며 욕을 해댔다”면서 “부모 형제가 있는 고향을 누가 떠나고 싶어서 떠났겠는가라고 답하자 담당자를 만나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담당자와 접촉에서 자기소개서와 방북요청서를 건네준 뒤 “남한 내 실향민이 북한을 방문하면 남아있는 가족을 경제적으로 돕는 효과도 있고 노동당의 광폭정치도 대내외에 알릴 수 있는데 왜 반대하느냐라고 물었다”고 말했다.

북한 담당자는 김씨의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 등을 물었고, 김씨는 자신의 e-메일 주소를 알려주고 영사부를 빠져나왔다는 것.
김씨는 실제로 방북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북측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면 언제든지 고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서 공민증을 받기 전에 청년돌격대에 입대해 내가 북한 주민이라고 보기도 힘들다”면서 “이제 남한 주민으로서 떳떳하게 북한에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에 합법적으로 요구한 뒤 반응을 보고 북한에 대해 비난할 것은 비난해야 한다”고 무분별한 대북 비난의 자제를 촉구했다.

김씨는 북한 영사관 방문과 관련, “통일부에 접촉승인서를 제출했고 사후에 통보하면 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93년 7월 북한에서 청년돌격대원으로 활동하다 노동교화소에 투옥 됐다 탈출에 성공한 후 중국과 베트남, 홍콩을 거쳐 한국에 들어온 뒤 1996년 중국 밀항을 시도해 ’한국판 빠삐용’으로 불리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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