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재방북 1년···꽉막힌 북ㆍ일관계

22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평양을 두번째로 방문한 지 1년이 됐지만 납치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의 유골 감정 결과를 놓고 촉발된 양국 관계의 경색이 좀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작년 5월 22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1970∼1980년대 북한에 납치됐던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잔류 가족 5명을 데려오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는 두번째 방북을 통해 40%대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을 65%로 끌어 올리는 등 정치적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물론 그의 방북 결과에 대해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 가족 연락회’가 “최악의 결과”라고 강도높게 비판했지만 이 단체가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을 정도로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작년 11월 방북한 일본 정부 실무 대표단이 가지고 나온 요코타 메구미의 유골이 북ㆍ일 관계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게될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작년 12월 일본 정부가 요코타 메구미의 북한인 남편으로부터 건네받은 유골을 감정한 결과 가짜로 판명됐다고 발표하면서 일본 열도는 순식간에 반북 여론으로 들끓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여론에 편승해 대북 경제제재를 추진하는 법안이 논의됐다.

또 만경봉 92호 등 북한 선박의 일본 입항을 규제하는 조례가 통과됐으며 북한산 모시조개에 대한 불매 운동이 시작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일본 정치권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북한인권법안’의 입법에 착수하면서 북한을 상대로 강력한 압박에 들어갔다.

하지만 북한의 반발도 거셌다. 북한은 올해 1월 24일 조선중앙통신사 비망록을 통해 일본의 유골 감정 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또 2월초 영국의 과학전문잡지 ‘네이처’와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이 일본의 유골감정 결과에 잇따라 의문점을 제기하면서 일본은 수세에 몰리고 말았다.

오히려 일본은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면서 북핵 문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면서 이달초 불거진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에 편승해 북핵 문제의 안보리 회부를 주장, 북한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북한도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시도에 제동을 걸고 나섰고 일본의 한 방송사가 보도한 가짜 일본인 납치 피해자 사진 사건과 2003년 1월 일본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북한으로 귀환한 북송 일본인처 안필화(본명:히라시마 후데코)씨 사건을 크게 부각시키면서 일본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이 최근 니가타항에 입항한 만경봉 92호의 출항을 허가한 것을 놓고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긍정적 조짐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북한과 관계 개선을 위해 작년 11월 이후 중단된 양국간 실무접촉을 제안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NKH 방송은 22일 고이즈미 총리의 재방북 1년을 다룬 기사에서 “미국 정부가 북조선(북한)측과 접촉해 6자회담에 복귀를 촉구함에 따라 일본 정부는 6자회담에서 납치사건 타결을 위한 실마리를 모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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