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임기중 북-일 수교 가능한가?

▲ 지난해 정상회담 가진 고이즈미-김정일

북한과 일본은 11월3~4일, 약1년만에 베이징에서 회담을 열고 과거 청산이나 납치 문제 등 양국간의 현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회담에서 북-일 양국은 향후에도 회담를 계속하기로 합의, 차기 회담 일정은 외교 채널을 통해 조정하기로 했다.

일본측 대표 사이키 아키다카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국 심의관은 회담후 기자회견에서 “매우 어려운 대화였지만, 협의 자체는 유익했다”며 “납치·안보·과거사라고 하는3대 현안을 포괄적으로 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측 대표 송일호 외무성 아시아국 부국장도 “양국간의 국교 정상화를 위해 매우 유익한 회담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국이 넘지 않으면 안 되는 ‘허들’은 높다.

북·일간 가로막은 핵과 납치자

‘21 세기 아시아 공동체로 향해-한일 양국의 과제’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타나카균 전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 국장(일본국제교류센터 연구원)은 지난5일 인터뷰에서 “일·북 평양선언에 근거한 지도(로드맵)는 여전히 남아 있다. 다만,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진전될 수 없다.6자회담의 타결과 일·북 국교 정상화는 동의어다”고 말해, 북한 핵 문제 해결 없이는 국교 정상화가 있을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그것보다 어려운 현안은 납치자 문제 해결이다. 이 문제와 관련, 대북 강경파 아베 신죠 의원이 제3차 고이즈미 내각의 관방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여러가지 견해가 난무하고 있다.

그가 내각의 요직에 앉은 것으로 일본 정부가 대북 강경태세로 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오히려 강경태세가 꺾일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대북 국교 정상화에 적극적인 고이즈미 총리가 납치자 가족으로부터 신뢰가 두터운 아베 관방장관을 통해 가족들을 설득하기 쉬울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사실 요즘 그의 발언은 이전처럼 강경하지 않다.

하지만 북한과의 교섭에 밝은 자민당 내 유력 의원들은 납치문제 해결이 개별 정치인이 움직일 수 있을 만큼 간단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 문제를 양보하는 것은 국민 여론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한다. 만약 잘못하면 정치 생명과 관계될 뿐 아니라 내각마저 날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아베 관방장관이 유연하게 나가도 해결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고이즈미 임기중 국교 정상화 어렵다

자민당의 야마자키 타쿠 전 부총재는지난 13일 민방 TV프로에 출연, 고이즈미 총리의 세 번째 방북은 “일·북 국교 정상화의 ‘조인식’이 된다”고 전망하고, 임기중 국교정상화가 실현되어,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에 대해 ’50대 50’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 발언은 북한과 계속 대화하고 싶다는 기대감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그 가능성은 낮다.
 
사실, 지금까지 북-일교섭에 적극적이었던 자민당 유력 의원들 사이에서도 갈수록 열의가 식고 있어 북한측이 양보를 하지 않는 한, 진전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요코타 메구미의 ‘가짜 유골문제’도 교섭의 진전을 막고 있다. 제3기관에 감정을 의뢰하지 않은 것이 북한에 틈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잡지 ‘네이처’를 비롯해서 일부 전문가들도 감정 결과가 100% 올바르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한편 북한도 지금 일본에 양보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문제로 미국은 곤경에 빠져 있고,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여 북-중동맹 관계를 확인했다. 또 한국으로부터의 원조확대도 있다. 북한에 유리한 여러 조건들이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북-일 국교 정상화 교섭은 이제 가까스로 입구에 도착은 했지만 출구가 눈에 띄지 않는 미로를 헤매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가 급진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고이즈미 총리 임기중 북-일 정상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두진/ 본지 고문(재일 통일일보사 논설주간)


-일본 오사카 출생
-(前)在日 조선대학교 교수
-일본 통일일보사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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