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27일 캐나다를 거쳐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29일)을 위해서다. 2001년 4월 취임 이후 7번째 미국 방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최고의 예우를 준비하고 있다.
두 정상은 29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날 밤에는 부시 대통령이 주최하는 백악관 공식만찬이 있다. 이튿날에 두 정상은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그레이스랜드 저택을 함께 찾아가 둘러본다. 부시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이 두 정상을 멤피스로 태워 나른다. 밤에는 현지에서 다시 만찬이 있다.
두 정상은 지금까지 12번 만났다. 이번 13번째 만남은 그간 ‘밀월시대’의 총결산이 될 것 같다. 양국간 최대 현안이었던 주일미군 재배치계획은 지난 5월30일 일본 각료회의에서 확정됐다. 유일한 갈등이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문제도 지난 21일 합의됐다.
때문에 정상회담의 현안은 국제문제가 될 전망. 두 정상은 북한의 미사일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도발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북핵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이란 핵개발 저지를 위해 고이즈미 총리에게 금융제재에 협력해달라고 타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고이즈미 총리는 딱 부러지는 답변을 내놓지는 안을 전망이다. 두 정상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마련한 ‘포괄해결안’에 이란이 조속히 답하라는 수준 정도로 대(對)이란 촉구에 관한 의견을 접근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 고이즈미 총리는 이라크에서 육상자위대를 철수하는 대신 항공자위대의 활동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회담 결과는 ‘공동성명’ 형식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공동성명은 지난 5년간의 ‘밀월’을 결산하며 ‘세계 속의 미.일 동맹’을 거듭 선언하는 의미가 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한편, 산케이(産經)신문은 고이즈미 총리가 미국 방문에 이어 다음달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요르단 중동지역을 방문하며 8월에는 몽골, 9월에는 헬싱키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회의(ASEM)에 참석하는 등 잇따라 외유에 나선다고 전했다.
특히 중동과 몽골 방문은 이들 지역에서 영향력을 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신문은 풀이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