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기초교육원 초빙교수로 임용된 고은 시인이 7일 오후 서울대에서 교양과목(‘우리들의 안과 밖’) 강의를 하고 있다. leesh@yna.co.kr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고 은 시인이 20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며 `당신은 우리입니다’라는 시를 지어 영전에 바쳤다.
김 전 대통령 측 최경환 공보비서관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고 은 시인이 헌시를 보내왔다”면서 “전문 작곡가들이 이 시를 추모곡으로 만들어 국민들이 함께 부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당신은 우리입니다’의 전문.
1.
당신은 민주주의입니다.
어둠의 날들
몰아치는 눈보라 견디고 피어나는 의지입니다.
몇 번이나 죽음의 마루턱
몇 번이나 그 마루턱 넘어
다시 일어서는 목숨의 승리입니다.
아 당신은 우리들의 자유입니다. 우리입니다.
2.
당신은 민족통일입니다.
미움의 세월
서로 겨눈 총부리 거두고 부르는 노래입니다.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
그 누구도 바라마지 않는 것
마구 달려오는 하나의 산천입니다.
아 당신은 우리들의 평화입니다. 우리입니다.
3.
당신은 이제 세계입니다.
외딴 섬 아기
자라나서 겨레의 지도자 겨레 밖의 교사입니다.
당신의 고난 당신의 오랜 꿈
지구의 방방곡곡 떠돌아
당신의 이름은 세계의 이름입니다.
아 당신은 우리들의 내일입니다. 우리입니다.
이제 가소서 길고 긴 서사시 두고 가소서./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