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 방송인 평양방송은 3일 경기도 고양군(현 고양시)에서 태어나 6.25 당시 월북, 현재 황해북도 사리원시에 살고 있는 김광복(76) 노인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소원은 남녘에 살고 있는 형님과 누이들의 소식 만이라도 전해 듣는 것이라며 혈육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전했다.
1931년 4월 경기도 고양군 북도면 모진리에서 다섯 남매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그는 두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으며, 홀어머니 밑에서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에 있는 이문학원을 나온 후 동양공업중학교를 다니다 1년 만에 중퇴하고 건설 현장을 전전하다 6.25 전쟁 와중에 어머니, 형제들과 헤어져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방송은 밝혔다.
김 노인은 현재 황해북도 체육단에서 레슬링 교관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슬하에 세 남매를 두고 있다.
평양방송은 김 노인의 가정을 방문했을 때 “책상 위에 눈길을 주니 유별나게 보이는 한 권의 기록장이 있었다”며 “호기심을 안고 그 기록장을 넘겨 보니 첫 장에 노인의 고향이며 부모 형제들의 이름과 나이, 고향을 떠나올 때 헤어진 조카들이 몇명 있었다는 가정사가 간단히 적혀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의 기록에 따르면 남녘에 있는 두 형의 이름은 광천, 광성씨이고 누이들은 광녀, 광인씨이며 매부들은 정선득, 이호춘씨이다.
김 노인은 “고향을 남조선에 두고 부모 형제들과 오랫동안 흩어져 살고 있는 저에게도 통일염원이 날이 갈수록 정말 강렬하게 느껴진다”며 “이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남녘 땅에 있는 저의 혈육들만이 아닌 북과 남의 우리 민족이 통일된 강토에서 모여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의 딸인 순화씨는 “저의 아버지 소원은 어제도 오늘도 오직 하나, 남녘에 있는 혈육들의 소식을 아는 것”이라며 “지금 아버지는 명절날이나 휴식일이면 저희들 앞에서도 이제는 얼굴 모습도 기억에 잘 남지 않는 형제와 조카들 생각으로 가슴이 미어지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군 한다”고 밝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