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맞은 6자회담 협상…현지 표정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진행되고 있는 북핵 6자회담이 북한과 미국간 의견차로 `파국’과 `미봉’의 중대 갈림길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앞서 18~21일 진행된 회담에서 북한의 핵폐기 초기 이행조치와 그에 대한 상응조치를 몇 단계로 나눠 패키지로 묶어 제공하는 해법을 제시했지만 북한이 `BDA(방코델타아시아) 문제 선결’ 주장을 고수함으로써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과 미국은 22일 오전 다시 회동하고 이견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과는 불투명하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오전 회담 전망을 묻는 질문에 “돌파구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미 등 각국 대표단 일부 철수=
0…제5차 2단계 6자회담 5일째인 22일 오전 회담장인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주변에는 이번 협상이 초기 단계 이행조치 합의라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짙게 묻어났다.

지난 20일 회담 참가국들이 당초 21일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협의 일정을 하루 연장키로 함에 따라 북한의 입장변화 조짐이 감지된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전망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북한이 21일 밤까지도 BDA 금융제재를 해제해야 핵폐기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음에 따라 각국 대표단이 회담 마무리 준비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부는 북한이 왕왕 귀국 항공편에 탑승하기 직전 카드를 꺼내들며 협상에 반전을 꾀했다는 점을 감안, `하루만 더 기다려 보자’는 실낱같은 기대를 버리지 못했다.

각국 대표단도 철수를 시작했다. 우선 한국대표단원 중에서 전날 밤부터 이날까지 비 필수요원 7~8명이 귀국했거나 귀국한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또 미국 대표단의 경우 23일 오전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를 비롯한 본진이 베이징을 떠날 예정인 가운데 대표단 일부가 이날 중 출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무.실망감 묻어나는 힐 차관보 발언=
0…미측 수석대표로, 사실상의 6자회담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힐 차관보는 21일 밤까지 초기 이행조치 제안에 대해 기대했던 북한의 `답변’을 듣지 못한데 따른 허탈감을 비외교적이거나 농 섞인 언사로 표출해 눈길을 모았다.

힐 차관보는 21일 밤 회담이 진전을 보지 못했다면서 “그들(북한 대표단)은 평양으로부터 BDA가 해결될 때까지는 공식적으로 6자회담 주제에 대해 얘기하면 안된다는 훈령을 받았다”고 말해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자기 생각을 전한 것이 아니라 아예 단정적으로 북한 대표단이 BDA에 천착하라는 훈령을 받았다고 언급했던 것. 이에 대해 현장의 취재진은 13개월만에 열린 회담에서 자신이 가졌던 기대가 좌절로 바뀌어가는 데 따른 불안감과 허탈감 때문에 잠시 `선’을 넘었던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이날 아침에도 힐 차관보는 `돌파구의 조짐(sign)이 보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웃음을 띤 채 “조짐이라니? 난 모르는 건데”라고 받아 넘겼다.

그는 또 “북한이 문제를 제기할 때 하루는 금융제재를 얘기했다가 또 다른 날은 자기네들이 가질 수 없는 것을 달라고 한다”며 BDA 문제를 해결하면 핵폐기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북한의 입장에도 깊은 불신감을 드러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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