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행불군인 월북처리, 가족에 배상”

1950년대 행방불명된 군인을 `월북’ 처리한 것이 부당하다며 군인의 가족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항소심 법원이 1심 판결을 뒤엎고 가족의 손을 들어줬다.

광주고법 제1민사부(부장판사 조영철)는 9일 행방불명된 군인 서모씨의 동생(59.전북 군산)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대한민국은 서씨의 남동생에게 8천300여만원을, 여동생 2명에게 각각 6천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위자료는 부모에게 각각 1억원, 형제ㆍ자매에게는 각각 3천만원으로 하되 숨진 부모의 위자료를 자녀에게 상속해 자녀가 받을 위자료와 합해 책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월북 사병 진상조사 보고, 월북사건 조사서 등 행방불명된 서씨가 월북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의 기재사항에 형식적인 문제가 있고 월북 동기 또는 경위 등 기재내용의 신빙성도 부족하다”며 “그럼에도 국가는 서씨 가족에게 월북자 가족이라는 멍에를 지게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서씨가 월북으로 행방불명된 것이 아니라 특무대의 벌목작업 사역을 하다가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가는 서씨의 행방불명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법적 절차에 호소할 기회를 가족으로부터 박탈했고 명예를 훼손했으며 정신적 고통을 주는 불법행위를 저질러 서씨 가족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서씨는 1955년 12월 강원도 철원에서 군 복무 중 행방불명되고서 동료와 함께 월북한 것으로 처리됐는데, 가족은 “(서씨가) 월북한 것이 아닌데도 월북 처리하는 바람에 가족이 관계기관의 감시를 받는 등 월북자 가족으로 낙인찍히고, 서씨의 행방도 끝까지 추적하지 않았다”며 17억5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해 1심에서 패소했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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