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두려웠나?…대화제의로 ‘출구전략’ 찾는 북한

그동안 한국 정부의 당국 간 실무회담 제의에 “교활한 술책”이라며 거부해왔던 북한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광광뿐 아니라 이산가족 상봉 문제까지 거론하며 대화 의지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 정부가 ’12일 서울에서 남북 장관급 회담을 열자’고 제의한 데 대해 북한은 7일 ‘먼저 9일 개성에서 실무접촉을 하자’고 제의해왔다. 장관급 회담에 대해서는 보류 입장을 보였지만 일정을 앞당기고 장소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미국, 중국의 대북압박 공조에 따른 고립을 벗어나려고 북한이 대화 제의에 응했다고 분석했다.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 이후 한미를 비롯해 중국까지 유엔안보리 결의에 적극 동참해 북한은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미중, 한중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대화 제의로 중국에 힘을 실어 주면서 자국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관측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


이번 북한의 대화 제의 호응은 중국, 한국 등의 다양한 노력으로 만들어 진 것이다. 중국의 전략적 노력, 박근혜 정부의 일관된 원칙 표명, 북한의 전략적 필요 등 주변국들 모두가 남북 화해와 한반도 정세안정에 공통의 이해가 있다. 북한이 올 하반기 전략적 방점을 경제문제에 찍고 이를 풀어야겠다는 의지도 작용한 것 같다.


북한의 의도에 대해 인색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 이 상황을 활용해야 한다. 신뢰프로세스를 가동할 기회가 만들어졌다고 판단해야 한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군사적 긴장완화도 논의돼야 한다. 일회성 회담이 아니라 추가 회담 등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면 최고위급 대화를 생각해볼 수 도 있다.


◆조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미국은 중국에 지속적인 대북압박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탈북자 문제가 세계적 이슈가 된 상황에서 북한이 먼저 대화제의를 통해 대외 유화적 이미지를 주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의 경제난도 이번 대화공세의 주요 이유로 꼽힌다. 과거와는 달리 경제를 외면하고서는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국정운영에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부 투자채널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개성공단문제를 풀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투자를 유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나에게 경제를 묻지 말라’고 했던 김정일 시대와 지금은 다르다. 핸드폰의 확산으로 정보가 유통됐고, 시장 맛도 충분히 봤다. 과거와는 달리 경제난으로 인한 민심 이반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개성공단이 국제적 규범에 맞는 형태로 복구되지 않으면 신의주, 황금평, 나선 등 다른 지역에서의 투자도 주춤거릴 것이다. 개성공단이 해결돼야 특구에 투자유치를 할 수 있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최근 국제사회에서 북한은 계속해서 고립되는 상황이다. 미중, 한중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북한은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최룡해의 방중 당시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압박했을 것이다. 중국의 압박이 상당히 큰 영향을 미쳤고, 북한이 고립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국의 요구를 일정하게 수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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