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이산가족 “더는 희망이 없어요”

“이제 살면 얼마나 더 살겠다고…이산가족 상봉마저 중단됐으니 무슨 희망으로 살아가야 할 지 막막할 뿐입니다”

28일 오전 이산가족 초청행사가 마련된 대한적십자사 강원지사 강당.

올해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관계 경색으로 중단된 가운데 강원지역 이산가족들은 언제 다시 재개될 지 모를 상봉 소식을 손꼽아 기다리며 안타까운 눈물만 흘리고 있다.

이날 행사는 금강산 피격사건 등 남북관계 경색으로 중단된 도내 70세 이상 고령의 이산가족 64명을 위로하기 위해 통일부와 이북5도위원회가 마련했다.

이날 평안북도 용천이 고향이라는 소복순(89.춘천) 할머니는 1945년 해방 직후 남편을 따라 남한으로 온 이후 북의 친정 가족들과는 생이별을 했다.

이산가족 상봉 때마다 북측의 가족을 애타게 찾았으나 아직까지 생사조차 알수 없는 소 할머니는 설상가상으로 이산가족 상봉마저 중단된 탓에 살아갈 희망마저 잃었다.

소 할머니는 “죽기 전에 단 한 번 만이라도 북측의 가족을 만나는 희망으로 살아왔는데 상봉이 중단된 마당에 이제 무슨 희망으로 살겠나”며 “어서 빨리 상봉이 재개됐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와 함께 6.25전쟁 때 고향인 평안북도 선천에 아내와 핏덩이 남매를 두고 남한으로 온 박희은(89.춘천) 할아버지는 “전쟁 통에 북측의 가족과 어쩌다 헤어졌는지 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는 나이가 되고보니 그리움과 한(恨) 만 남았다”며 “죽기 전에 북측의 가족들 생사라도 알았으면 더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탈북한 예술인으로 구성된 평양통일예술단은 이산의 아픔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 고령의 이산가족들에게 북한 노래인 ‘반갑습니다’ 등을 선사하며 아픈 마음을 달랬다.

한편 이날 이산가족 초청행사에는 적십자사 강원도지사 김병두 회장을 비롯해 이북5도 신효헌 위원장, 박상봉 통일교육원장, 이공우 춘천부시장 등이 참석해 고령의 이산가족들을 위로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