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강제이주 상징 한국고서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고려인(카레이츠)들의 교육.문화 중심지였던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시(市) 소재 크즐오르다대 도서관에 고려인들의 수난의 역사를 상징하는 한국고서들이 보관되고 있다.

크즐오르다는 1937년 스탈린의 지시로 극동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됐던 10만 고려인들이 처음 정착했던 곳으로 고려인들은 이곳에 크즐오르다대의 전신인 원동(遠東)고려사범대학을 옮겨 세웠다.

현재 이 대학 도서관 희귀본 서고에는 고려인들이 블라디보스트크에서 기차에 싣고 온 원동사범대학 도서인장이 찍힌 5천여권의 고서들이 보관돼 있다.

대부분 책들은 러시아어와 영어로 된 책들이지만 이 중에는 조선중기 학자 황신의 시문집 추포집(秋浦集) 등 수십권의 한국고서들이 곳곳에 섞여있다.

이 대학 도서관에 보관중인 한국고서들을 처음 발견한 것은 중앙아시아 고려인 문학사 연구자인 강남대학교 김필영(53) 교수.

김 교수는 “조선 중.후기부터 구한 말에 이르는 한국고서들이 적지 않아 이 시기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는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려인 강제이주의 상징적 의미를 갖기 때문에 이 책들의 중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학 측도 현지 주요 소수민족인 고려인들의 강제이주 역사를 기리는 의미에서 이 책들을 보관하는 한국고서실을 별도로 마련하는 한편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우선 전자목록을 작성하기로 했다.

김 교수는 “전자목록을 만드는 작업이 우선 진행되겠지만 향후 한자해석에 정통한 국문학자가 이곳을 방문해 한국고서들의 내용을 검토하고 간단한 해제까지 덧붙인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수준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학계와 정부의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크즐오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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