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北여성들‥”이혼율 증가”

남녀평등을 내세우는 사회주의 아래에서 북한 여성들의 삶은 고달프다.

1990년대 중반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여성들은 신통치 않은 남편의 벌이에 직접 생활전선에 뛰어들면서도 남성에 비해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어머니와 주부로서의 ‘굴레’도 함께 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북인권단체 `좋은벗들’은 2일 소식지를 통해 “북한 여성의 가족 생계부담이 계속돼 여성 주도의 이혼이 많아지고 있다”며 “예전에는 이혼이 사회적 비난이 뒤따르는 부정적인 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아니라는 인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법적 이혼 절차가 까다롭고 이혼 승인도 잘 안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함경북도의 경우 사실상 별거나 이혼한 부부가 전체 기혼가구의 2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궁핍한 경제 상황속에서 직장을 다녀도 돈을 벌어오지 못하는 남편과 시집 식구의 뒷바라지에 지쳐있는 여성들이 집을 떠나거나 자녀를 데리고 나와 따로 사는 경우도 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괜찮은 일자리’를 갖고 생활비를 벌어오는 남편이 극소수에 불과해 여성들이 생계 부담의 90% 이상을 책임지는 상황으로 내몰리면서 직접 생활전선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

특히 시장 매대에서 물건을 파는 여성이나 먼 지역까지 나가서 물건을 받아오는 중간 상인역할을 하는 여성들은 집안 살림에 신경 쓸 여력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들은 국가안전보위부 보위원이나 인민보안성 보안원의 비위를 맞추고 뇌물로 구슬려가며 증명서도 떼야 하고, 때로는 큰 돈을 빌릴 수 있는 신용도 쌓아야 하며, 소매자 관리도 해야 하는 등 `1인 다역’을 해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전통적인 성별 분업이 뒤바뀐 것은 아니어서 ‘밖에서 일하고 집에서 또 일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여성들은 대체로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밥을 짓고 온종일 밖에 나가 일하고 늦은 밤에 집에 돌아와서도 밥과 빨래, 집 청소 등 여전히 가사노동을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5∼6월 농번기 ‘총동원령’이라도 내려지면 전기나 가스가 없어 직접 군불을 지펴 밥을 지어야 하고 새벽 5시부터 저녁 7시까지 동원된 일터로 나가야 한다.

물론 자녀를 유치원, 탁아소, 학교 등에 보내는 일도 여성 몫이며 이를 도와주는 남편은 전체에서 1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결국 북한 여성들은 집안일, 생계벌이, 사회 조직생활, 자녀교육 등 갖가지 일을 해내야 하는 ‘슈퍼우먼’을 요구받으면서 쳇바퀴 돌듯 살다보니 고달픈 ‘팔자’를 고쳐보려는 이혼 시도까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좋은 벗들은 “북한사회는 남녀평등이 이상적으로 실천되는 것처럼 선전해왔지만 북한 여성들은 가부장적인 봉건문화 속에서 사회주의 일꾼과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을 동시에 감당하며 살고 있다”면서 “북한 당국은 여성의 생계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회를 지탱해온 여성이 생계유지 조차 어려운 현실을 헤쳐나가는 역할을 인정해 더 이상 단순 무보수 동원대상으로만 취급하지 말고 합당한 몫을 인정해주는 등 전향적인 당국의 조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