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한국사 교과서 北서술 여전히 좌편향







▲2011년 새로 발간된 한국사 교과서. 좌측부터 삼화출판사, 미래엔컬처그룹, 법문사, 천재교육, 지학사, 비상교육.ⓒ데일리NK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북한 관련 기술이 편향적이라는 비판에 따라 올해부터 새 교과서가 출간됐지만 남북한을 비교하는 부분에서 여전히 편향적 서술이 남아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년지식인포럼 ‘Story K’는 16일 한국사 6종 교과서 수록 내용 중 북한편을 15개 분야로 구분해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승만 정부를 ‘독재 권력’, 김일성의 권력 수립을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라고 기술하는 등 편향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북한 김일성 정권을 ‘독재 체제’라고 표현한 출판사는 단 3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뤄진 한국사 교과서 검정에는 당초 13종의 출판사가 신청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역사인식의 편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지적받아 온 금성출판사 등을 제외한 미래엔컬처그룹, 법문사, 비상교육, 삼화출판사, 지학사, 천재교육 등 6종의 교과서가 통과돼 올해부터 출간됐다.


공개처형·정치범수용소 등 북한인권문제 누락


법문사는 김일성의 권력 수립과 관련 “1인 지배 체제의 기반을 확립”이라고 기술했고, 비상교육은 “김일성 체제가 더욱 강화되었다”고만 표현했다. 이에 대해 ‘Story K’는 “김일성 지배 체제 혹은 독재 체제 등의 규정을 배제함으로써 정당한 권력 체제라는 오해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6종 교과서에서는 특히 북한의 공개처형, 정치범수용소 등 인권문제에 대한 언급이 대부분 빠져있었고, 미래엔컬처그룹이 펴낸 교과서에만 북한의 식량난에 대한 서술이 포함됐다.


‘Story K’는 “미래엔컬처그룹 교과서도 정치범 수용소 등의 인권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들과 생존을 위한 북한 이탈 주민 문제’라고 설명하며 논점을 흐리고 있다”면서 “유엔이 2005년부터 매년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최근 역사를 서술하는데  인권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해방 이후 남북간에 단독 정부가 수립된 대목에서는 미래엔컬처그룹의 경우 “이로써 남북 양쪽에서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는 정부가 수립되어…”라고 표현했고,  단독정부 수립과 관련한 단원 논쟁에서 “그래도 결과적으로 단독정부를 먼저 수립한 건 남한 아닙니까?”라는 주장을 마지막에 넣어 분단의 원인이 남한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했다고 ‘Story K’는 밝혔다. 


또한 6·25전쟁 후 북한의 경제 체제를 설명하는 단원에서는 토지 개혁이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지만 이후 모든 토지를 집단농장화 함으로써 농민들에게 나눠준 토지를 다시 몰수한 것에 대해서는 모든 교과서가 소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일 권력세습 표현 1곳뿐…北 경제난 원인 ‘미국의 경제봉쇄’ 꼽아 


6종 교과서 중 김일성에서 김정일로의 권력승계를 ‘세습’이라 표현한 교과서는 한 곳(지학사)뿐으로 대부분 ‘김정일, 권력을 계승하다'(미래엔컬처그룹) ‘김정일 후계 체제의 구축'(법문사) 등 북한 정권의 세습적 성격을 정확히 기술하지 않고 있었다.



‘Story K’는 북한의 선군정치와 관련 “지학사의 경우 북한은 ‘강성대국’과 ‘선군혁명’을 주장하며 ‘우리식 사회주의’ 원칙을 고수하는 가운데 부분적인 개방과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라고 기술해 선군정치를 ‘개방과 변화’와 연결짓는 무리한 서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북한의 경제 위기 문제가 북한 독재체제의 무능과 부패에서 기인했다고 지적하는 교과서는 단 한 곳도 없었다. 6종 교과서가 꼽는 북한 경제 위기의 원인은 소련 및 동유럽 사회주의권 몰락, 미국의 경제 봉쇄, 가뭄·홍수 등의 자연재해 등이었다.


특히 미래엔컬처그룹은 “더욱이 한미일 공조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과중한 국방비 부담과 에너지 부족, 사회간접시설의 미비, (중략) 등의 문제가 북한 경제의 질적 성장을 가로막았다”라고 기술하고 있어 한미일 동맹이 북한 낙후의 원인이 된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교과서들은 1990년대 중반 북한의 대규모 식량난 사태나 대량 탈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거나 자세한 내용을 다루지 않고 있다.


천재교육의 경우 “북한 당국은 김일성의 유훈을 내세우면서 국민들에게 고난의 행군을 이겨나갈 것을 당부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군부를 앞세워 선군 정치를 통해 북한이 마주한 총체적 위기를 돌파하려 하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에 대해 ‘Story K’는 “김정일이 김일성의 시신을 영구보존한 금수산기념궁전의 대토목공사에 천문학적 돈을 쏟아 부으면서도 북한 주민들의 대량아사는 방치했던 것처럼 북한 주민들의 생존보다도 자신의 정권 유지에만 골몰하였던 김정일의 행태를 올바로 평가해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AL기 폭파사건’ 등 北 도발 사례 소개 안 해


1960년대 남북한 현대사를 비교한 부분에서도 편향적 기술이 발견됐다. 1968년 1·21 북한의 청와대 습격기도를 언급한 교과서는 비상교육, 지학사, 천재교육 등 3종에 불과했다.


미래엔컬처그룹의 경우 “(남한에서는) 4·19 혁명 이후 분출된 민간 차원의 다양한 평화통일 운동을 탄압하고, 승공통일을 강조하면서  강경한 대북정책을 추진했다. 북한에서도 남조선 혁명론을 바탕으로 무장 공비 남파 등 군사적 도발을 통해 위기 상황을 고조시켰다”고만 서술할 뿐1967년 삼척·울진 무장침투사건이나 1.21 청와대 습격기도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소개하지 않았다.


통일노력 부분에서는 미래엔컬처그룹의 경우 “6월 민주항쟁으로 통일운동이 활발해져, 문익환 목사와 대학생 임수경 등이 북한을 방문하였지만 노태우 정부는 국가보안법을 적용하여 탄압했다”라고만 기술해 “마치 ‘정당한 행위’에 대한 ‘탄압’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Story K’는 설명했다.


KAL기 폭파테러 등과 같은 1980년 북한의 주요도발을 소개하는 자료도 없었다. 아웅산 테러사건에 대해서는 지학사만 언급하고 있고, KAL기 폭파사건은 6종 교과서 모두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종철 ‘Story K’ 대표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올해 나온 한국사 교과서는 이전 편향됐던 교과서보다는 발전했지만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학생들에게 북한 역사에 대해 정확하고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더 많은 부분이 수정·보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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