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가지’ 김평일, 김정일 유고시 해외망명 가능성”

김정일의 이복동생 김평일 폴란드 주재 북한 대사가 김정일 유고시 해외에 망명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폴란드 과학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있는 니콜라스 레비 씨는 조만간 발표할 ‘김정일 위원장과 그의 가족들’(가제)이란 주제의 박사 논문에서 “김평일 대사는 북한 후계구도에서 변수가 되기에는 세력이 약하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RFA가 24일 보도했다.

레비 씨는 김평일 대사와의 3번에 걸친 개인적 만남, 북한과 친분이 있는 유럽 내 외교관들과의 인터뷰, 친북 국제조직인 ‘조선우호협회’ 폴란드 지부 회원으로 수년 동안 활동하며 접한 북한 내부 소식 등을 토대로, 지난 6년간 연구한 끝에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레비 씨는 북한 내 김평일 지지 세력이 전무한 이유에 대해 “김평일은 김정일의 가족이긴 하지만 1981년 평양을 떠나 27년 동안 외국에 나가 있었다”며 “김평일이 평양에 없는 27년 동안 김정일은 김평일의 친구들과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을 죽이거나 모두 정치범수용소에 보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김평일이 유고 시 평양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김평일을 지지해 줄 세력은 남아있지 않다”며 “김평일이 김정일 유고시 평양으로 돌아가 후계구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김정일은 자신의 직계가족 이외의 의붓어머니인 김성애와 이복형제(김경진, 김평일)의 가족들을 ‘곁가지’로 분류해 이들이 권력중심부로 진출하는 것을 철저히 차단했다. 또한 주민교양을 통해 ‘곁가지’에 대한 환상을 갖지 말자고 강조하고 있다.

레비 씨는 이어 “김정일 유고 시 김평일은 평양에 남겨놓은 가족들, 즉 어머니 김성애와 딸 은송을 고려해서 지금처럼 북한 외교관으로 해외에 남아있거나, 유럽 등 서방 국가에 망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레비 씨는 “김평일은 영어와 러시아어, 폴란드어, 불가리아어, 세르비아어 등 외국어에 능통하고 오랜 외국 생활을 통해 국제 정세에 밝다는 점에서 지도자적인 자질을 갖추고 있다”며 “그러나 김정일보다 12살이나 어린 김평일은 김정일이 권력을 잡을 무렵 이복형의 권력에 도전할 기회 자체도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평일은 그 후에도 줄곧 김정일에게 충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권력에 노출되지 않으려고 했다”며 “김평일은 오랜 지인들과의 만남에서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불만을 나타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평일은 폴란드에서 10여 년 동안 북한 대사로 있으면서 한 번도 폴란드 주재 외국 대사들과 연회를 갖거나 외교적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만나는 사람도 없고, 바르샤바에 있는 북한 대사관 건물 안에서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외롭고 우울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올해 초에는 폴란드에서 함께 살던 장녀 은송을 평양으로 보내 북한 고위급 인사의 아들과 결혼시키는 등 북한 체제에 충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