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北 해커들, 온라인 게임 ‘해킹’ 정황 포착”

북한 39호실 산하 조선릉라도무역총회사 소속 해커들이 국내 유명 온라인 게임업체의 보안망을 뚫고 해킹했다는 수사당국 발표에 대해 게임 업체들은 대체로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이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불법게임 프로그램 제작·공급 총책인 정모 씨 등 5명과 이들과 공모해 이 프로그램을 유통시킨 유모 씨 등 9명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4일 구속됐다.


하지만 경찰 측에서 언급한 북한 해커들의 국내 온라인 게임 ‘해킹’ 행위는 아직까지는 ‘정황’을 포착한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산학기술팀 관계자는 5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구속된 피의자들은 컴퓨터 전문가들이 아니다. 이들이 직접 해킹을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적용되고 있는 법률은 게임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형법상 업무 방해에 관한 것이지 해킹에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중국에서 북한 해커들과 굉장히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는데, 북한 해커들에게 국내 온라인 게임을 대상으로 모종의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북한이 한국 온라인 게임을 대상으로 해킹·외화벌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체 측에서는 북한 해커에 대한 온라인 게임 해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유명 온라인 게임 개발사 ‘NC 소프트’측은 “북한 해커가 ‘리니지’ 등 한국게임을 해킹해 거액의 돈을 챙겼다는 경찰 측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경찰 측이 최초 수사 내용을 발표하면서 북한 해커들이 게임 상의 패킷정보를 푼 것을 해킹으로 해석한 데 대해 업체들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패킷정보는 게임 상 캐릭터·아이템의 행동 양식에 관한 정보로써 오토(Auto)프로그램 실행을 위한 것이다.


이재성 NC소프트 상무는 “리니지 서버는 수차례 해킹위협에도 지금까지 한 번도 뚫린 적이 없었다”면서 “해커들이 리니지 서버를 해킹해 만들었다는 ‘오토프로그램’은 해킹이 아니라 이용자의 컴퓨터에 설치된 게임 프로그램을 임의로 조작해 만든 악성 프로그램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서버가 해킹 당했다면 대규모 계정 유출 및 아이템 복사 등 게임은 물론 사회적으로 엄청난 혼란이 초래됐을 텐데 현재 해당 게임에선 그런 징후가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수사당국은 북한이 정책적으로 컴퓨터 영재를 양성해 사이버테러를 확대할 목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해커의 해킹이 외화벌이에 그치지 않고 제3차 디도스 공격 또는 제2차 농협전산망 마비 등대남 사이버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발생했던 네이트·싸이월드 해킹 사건도 북한이 주도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의 전산망을 교란시킬 정도로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경찰과 국정원에서는 북한이 이같은 것을 비롯해 유사한 방법으로 1조원 정도의 수익을 벌어드리고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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