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밝힌 서거당일 행적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유서작성을 마치자마자 사저를 나선 뒤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노 전 대통령은 유서를 1차 작성해 저장했다가 다시 수정하는 등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길 말’을 놓고 고심을 했던 흔적도 경찰 수사에서 나왔다.

24일 경남경찰청이 2차 수사 브리핑에서 밝힌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당일 행적을 토대로 사저출발에서 투신해 서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재구성했다.

경찰이 발표한 당일 시간대별 상황에 따르면 노 전대통령은 23일 오전 5시21분께 사저내 1층 거실에 있는 컴퓨터에 문서파일 형태로 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5시 26분께 유서를 1차 저장했다가 다시 파일을 열어 수정한 뒤 5시44분에 총 14줄 분량의 유서를 마무리해 최종 저장했다.

유서작성을 마친 노 전 대통령은 5시45분에 경호동에 “산책 나갈게요”라며 인터폰으로 연락했다.

5분 뒤 이모 경호관과 함께 사저를 출발해 봉화산 등반에 나섰다.

노 전 대통령이 6시 20분께 경호관과 함께 봉화산 7부 능선에 있는 부엉이 바위에 서 있는 모습을 사저경비 초소의 의경이 발견해 경호동에 인터폰으로 알렸다.

노 전 대통령은 부엉이 바위에 20분 가량 머물면서 경호관과 일상적인 대화도 조금 나눴다.

노 전대통령은 경호관에게 “담배가 있느냐”고 물었고 경호관이 “없습니다. 가져올까요”라고 답하자 “됐다. 가지러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여기가 부엉이 바위인데 실제 부엉이가 살아서 부엉이 바위인가”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마침 등산로쪽으로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 “누구지”라며 노 전대통령이 물었다.

경호관은 혹 노 전대통령에게 위해를 가할까 우려해 그 사람의 접근을 제지하기 위해 등산로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그 사이 노 전대통령이 부엉이 바위 45m 아래로 뛰어내렸다.

오전 5시45분에 일어난 일이다.

경호관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로 노 전대통령이 뛰어내리는 뒷모습만 봤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호관은 무전으로 사저와 경호동 측에 긴급히 연락한 뒤 바위 아래로 내려가 머리부분 등에 심한 상처를 입은 노 전 대통령을 업고 황급히 내려왔다.

이 과정에서 피묻은 노 전 대통령의 상의가 벗겨져 바위 부근에 떨어졌다.

추락하는 도중에 목이 짧은 노 전 대통령의 등산화 한짝도 벗겨져 나중에 경찰의 현장감식 과정에서 상의와 함께 발견됐다.

노 전 대통령은 오전 7시께 경호 차량에 태워져 마을과 가까운 김해 세영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의식불명 상태였다.

심폐소생술에도 차도가 없자 오전 8시13분께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부산대 양산병원으로 다시 이송돼 1시간 이상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 처치를 받았으나 끝내 회복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병원측은 결국 오전 9시 30분께 심폐소생술을 중단했고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고향으로 돌아온 지 1년3개월 만에 파란만장한 삶을 끝내고 서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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