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수장 `북핵대응’ 논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10일 전체회의에서는 북한 핵실험 사태와 관련해 경제수장인 권오규(權五奎) 경제부총리의 대응 태도가 도마위에 올랐다.

국가 경제의 최대 돌발변수가 터졌음에도 경제 부총리가 치밀한 대응 시나리오 하에 경제심리의 안정을 유도해 나가는 리더십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오히려 수동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추궁이 쏟아져 나온 것.

먼저 한나라당 유승민(劉承旼) 의원은 “이번 사태의 진전방향에 대해 경제부총리로서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느냐”며 “특히 국제사회가 강력한 대응에 나서면 남북협력과 관련한 예산 문제는 어떻게 할 계획이냐”고 물었다.

이에 권 부총리는 “남북관계 정책 전반을 조율하는 통일부의 의견이 나오면 그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변했고, 유 의원은 “부총리는 아무 생각도 없느냐. 가만히 있다가 통일부가 하라는 대로 하면 되는 것이냐”고 몰아세웠다.

그러자 권 부총리는 “그 말씀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답변을 되풀이했고, 이에 유 의원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 채 “잘 났습니다”라고 핀잔을 주면서 질의를 끝냈다.

같은 당 최경환(崔炅煥) 의원은 “북핵 사태는 우리 경제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이라며 “경제운영을 챙겨야 할 경제수장이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커녕 수동적으로 따라간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가세했다.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부총리는 현재의 상황이 경제 펀더멘털의 변화가 오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IMF 사태 때도 정부가 펀더멘털이 좋다고 하다가 결국 위기가 왔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지휘소 연습(CPX) 프로그램과 같은 세밀한 대응 시나리오를 정부 차원에서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어 “개성공단에 들어가 사업을 하는 토지공사와 현대아산, 중소기업들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어떤 대책을 강구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민주당 김종인(金鍾仁) 의원도 “앞으로 북핵 사태가 한국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경제부총리로서의 생각이 정립돼있어야 한다”며 “통일부에서 무엇을 정하는 대로 따라 간다는 것으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윤건영(尹建永)은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은 이미 북핵 사태를 예견하고 점진적으로 투자를 축소해왔는데, 개인 투자자는 정보를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덜컥 당했다”며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 오히려 국민을 잡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의원들도 경제부총리의 적극적인 대응자세를 주문하기는 했지만 대체로 정부측이 신중한 스탠스를 잡아야 한다며 권 부총리를 옹호하는 분위기였다.

열린우리당 이목희(李穆熙) 의원은 “심각한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대응해야 하지만 너무 실상을 부풀리려고 해서는 안된다”며 “급하게 하기 보다는 국내외 의견 수렴과 유엔 안보리 논의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덕구(鄭德龜) 의원은 “이런 때일수록 부총리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소신에 찬 전문적 지식과 정보력으로 무장해 시장에 컨피던스(신뢰)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우리당 이목희 의원이 정부의 신중한 대응태도를 강조하면서 “북핵 문제는 북한과 미국간 문제의 측면이 강하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것이 남한을 공격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언급한데 대해 야당의원들이 “북한의 의도를 어떻게 아느냐”고 반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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