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 정상회담 관련 준비에 ‘분주’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이후 남북 경제교류의 급진전될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주요 경제단체들이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경제단체들은 남북 정상회담 발표 이후 회담 의제와 향후 남북 경제관계 전망 분석을 위해 관련 정보를 총가동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대북 투자와 남북 교류 활성화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들은 또 2000년의 제1차 남북 정상회담 때의 사례와 대통령 해외순방시 관례 등을 감안할 때 단체장들이 이번 정상회담에도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해 함께 방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일정을 조정 중이다.

대한상의의 경우 그동안 꾸준히 회의는 개최해 왔으나 북핵문제 등으로 실질적인 역할이 없었던 남북경제협력위원회(위원장 박영화 삼성전자 고문)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대한상의는 다음달 정상회담이 열린 직후 남북경협위를 소집해 회담 결과를 정리하고 이에 따른 상의의 역할 정립 방안 등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대한상의 이현석 상무는 “향후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상의가 대북 투자와 남북교역의 창구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며 이를 위해 장기적인 대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됨에 따라 남북경제협력을 위한 연구 검토에 착수했다.

전경련은 정상회담 때 논의될 수 있는 의제, 남북경협 현황이나 전망, 북한경제 관련 정보 등을 수립, 정리 중이다.

그러나 북한경제와 관련해 자체 수집한 정보가 불확실하고 종합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외부에 공개하거나 회원사들에 제공하는 데 대해서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남북교역팀과 남북교역특위를 운영해온 한국무역협회는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남북교역 관련 역할과 조직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창무 무협 부회장은 “남북 교류와 관련해 무역협회가 관련 동향 파악과 제도 개선 건의 등에 관해 여러 경제단체 중 가장 큰 역할을 해온만큼 정상회담 이후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통행, 통관, 통신 등 이른바 ‘3통 문제 개선’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으며 개성공단 분양 때 분양업무를 대행하기도 했다. 중앙회는 지난 5월에는 개성공단에 사무소를 설치해 공단 입주기업들을 현장에서 밀착 지원키로 하고 담당자에 대한 인사조치까지 내렸으나 아직 관계 당국의 승인이 나지 않고 있다.

김기문 중앙회 회장은 “개성공단 2,3단계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길 바라고 있으며 중기중앙회도 이에 대한 지원을 할 것이고, 향후 정상회담의 결과를 보고 중앙회차원에서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트라(KOTRA)는 베이징(北京), 다롄(大連), 도쿄(東京)무역관 등 북한과 관련성이 깊은 무역관들에 대해 남북정상 회담 발표 이후 현지 동향과 반응 등을 파악하라고 지시했으며 이를 통해 취합된 내용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코트라는 현재 중국팀의 실무자 한명이 담당하고 있는 북한 관련 업무가 확대될 경우 전담조직을 신설하거나 평양무역관을 신설하는 방안도 자연스럽게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조직확대에는 정부 관련 부처의 승인이 전제돼야 하는만큼 현단계에서 이를 언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동구권 수교에 앞서 코트라 현지 무역관이 먼저 개설된 것처럼 대북 관계에서도 코트라가 먼저 진출해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전시와 투자, 무역 등 노하우를 북한측에 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계에서는 정부가 밝힌 수행원 규모를 볼때 정상회담 때 수행할 수 있는 재계 인사들의 규모가 지난 1차 정상회담 때와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1차 정상회담 때는 전경련, 대한상의소, 무협, 중기중앙회 회장 및 부회장 4명, 구본부 LG회장, 손길승 당시 SK 회장, 고 정몽헌 현대회장, 윤종용 삼성 부회장 등 업계 오너 및 전문경영인 4명, 장치혁 당시 고합 회장, 강성모 린나이 코리아 회장 등 이산가족기업인 3명 등 총 11명이 수행했었다.

각 경제단체장들은 “정부의 요청이 있다면 기꺼이 북한 방문에 동참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삼성, 현대.기아차, LG, SK 등 주요그룹도 자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수행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아직 정부로부터 요청을 받지는 않은 상태다.

경제계가 이번 방북에 수행하면 전례에 비춰볼 때 다른 방문단과 함께 공식행사에 참여하는 한편 북한의 우수 공장 등 주요 경제현장을 시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북한에는 당이나 정부와 분리된 민간 경제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양측 경제계가 만나 경제협력을 직접 논의하는 장은 마련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단체들이나 재계는 보통 대통령 해외 방문 수행시 상대국가 경제인들과 경제협력위원회를 열어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관례가 돼 있으나 북한 방문 수행 때는 그같은 만남이 마련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2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방북 이전에 우리 정부와 경제계는 남북경제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사전 조율해 남북 정부간 경제관련 회담 때 북측과 이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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