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로 청산비용 5억불 한국이 떠안나?

▲ 북한 신포 경수로 공사 현장

올 1월8일 인력철수를 계기로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함남 금호지구의 경수로 건설사업의 청산비용 분담 협상이 상당부분 진행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94년 북미간 제네바합의의 산물인 신포경수로는 이후 제2차 북핵위기로 인해 북미간 합의가 깨지자 공사를 주관하는 국제 컨소시엄인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작년 11월 완전종료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다.

남은 것은 주요 이사국인 한.미.일 3개국이 사업 참여 업체에 지급할 위약금 등 최소 2억달러, 최대 5억달러로 예상되는 경수로 사업의 청산 비용을 어떤 식으로 분담할 지를 결정한 뒤 KEDO 종결이사회를 열고 추인하는 일 뿐이다.

현재 관계국간 비용분담 방안을 계속 협의하고 있으며, 이달 안에는 KEDO종결이사회를 열 계획이 잡혀있지 않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사업종료쪽으로 방향을 잡은 작년 11월22일 KEDO 집행이사회가 열린 지 거의 3개월이 지났고, 인력을 전원 철수시킨 지도 약 40일이 지난 마당에 결정을 무작정 미룰 수도 없어 3월에는 KEDO종결이사회가 열릴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쟁점은 핵심 이사국인 한.미.일 3국이 청산비용을 어떻게 분담하느냐다.

건설비용은 1998년 11월 국가간 재원분담 결의에 따라 한국이 70%, 일본이 22%를 분담키로 했지만 이 결의에 청산비용 문제는 빠져 있기 때문에 비용을 적게 분담하려는 각국간 협의가 치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측은 신포 경수로 청산을 전제로 막대한 자금을 단독으로 부담해야 하는 200만kW 대북송전 제안을 해 놓은 만큼 청산비용을 모두 떠안을 수는 없다는 입장.

미국은 경수로 공사비 분담에서는 빠졌지만 1995∼2002년 북한에 제공된 중유 비용 중 3억5천만달러 상당을 부담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청산비용 분담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와중에 월간 신동아는 3월호에서 한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한국이 신포 경수로 사업 청산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대신 현장에 남아 있는 건설 중장비와 사무기기 등 자산에 대한 처분권을 확보키로 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진행중인 주한미군 반환기지 환경오염 치유비용 협상 문제 등과 맞물려 정부는 대미 협상능력에 대한 비난여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안그래도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된 경수로 사업이 시멘트 더미로 변하게 된데 대한 반발 여론이 적지 않았는데, 우리 정부가 청산비용까지 몽땅 부담할 경우 그 역풍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통일부는 18일 해명자료를 내고 “국익에 최대한 부합하는 방향으로 관계국과 협의하고 있으며 조속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장선섭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청산 방안에 합의가 되면 KEDO 종결 이사회가 열려야 하는데, 이달 중에 이사회가 예정된 바 없다”면서 “관계국간 여러가지 분담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나 특정 안에 합의하지는 못했다”고 주장했다.

장 단장은 이어 `협의 중인 여러 방안 중 우리가 청산비용을 전액 분담하고 자산 처분권을 갖는 방안도 포함이 돼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그는 또 “현재 한국에게 손해가 적은 방향으로 합의하기 위해 거의 매일 이사국들과 양자 또는 다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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