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로 암초는 어떻게 넘어갈까

제네바에서 1~2일 열린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북한이 연내 모든 핵시설을 불능화하고 핵 프로그램을 전면 신고하고 이에 대해 미국은 북한에 정치.경제적 보상조치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은 그간 북핵 문제와 관련한 협의과정에서 `암초’로 작용해왔던 경수로 제공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아 향후 북핵 6자회담 본회의 등에서 걸림돌로 재부상할 여지는 남아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고 핵비확산조약(NPT)에 복귀해야만 경수로 제공 논의가 가능하다는 태도를 견지해온 반면 북한은 경수로 건설이 핵시설 해제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임을 내비쳐왔다.

이런 양 측의 입장차는 북핵 6자 수석대표회담이 열렸던 지난 7월에도 재확인된 바 있다.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회담이 끝난 직후 “핵시설을 궁극적으로 해제하자면 경수로가 들어와야 한다”며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했고 이에 대해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이틀뒤 국무부 브리핑에서 `선(先) 비핵화-후(後) 경수로 제공 논의’라는 기존의 입장으로 맞선 것이다.

경수로와 관련된 양 측의 입장차는 2005년 9.19 공동성명에 `적절한 시점에 경수로 제공을 논의한다’고 다소 애매한 형태로 문구가 명시된 탓에 그 시점이 언제인지를 놓고 꾸준히 노출돼 왔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북핵 6자회담 본회의에서 핵시설 불능화에 관한 논의와 맞물려 경수로 제공 문제가 북측에 의해 다시 협상테이블에 올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내 핵시설 불능화에 대한 구체적 시간표가 마련될 경우 북측에서는 경수로 문제가 연동되어야 한다며 미국을 압박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차기 6자 회담은 의외의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김계관 부상이 미국의 경제적 보상조치에 대해 “이미 공약한 대로 100만t의 중유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경수로를 연계시키지 않았고 북한이 외견상 핵 불능화에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경수로 문제가 한동안 6자 회담의 논의과정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