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일(8월 19일)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근혜 후보 측의 거센 검증 공세에도 이명박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자 ‘이명박 대세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검증 국면이 국정원 정치사찰 문제로 와전되면서 이 후보에 대한 공세는 한풀 꺾인 상태다. 이 후보측은 검증이 더 이상 지지율 변수가 안된다는 판단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검증’공방이 더 이상 지지율에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검증 공세가 여전히 ‘의혹 부풀리기’ 수준에 머물고, ‘도가 지나치다’는 국민들의 반감도 겹쳤기 때문이다.
14일 조선일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후보 선호도에서 이명박 40.0% 박근혜 25.8%로 격차를 보였고, 같은 날 동아일보 조사에서도 이명박 35.2% 박근혜 26.0%을 보였다. 정책토론회 이후 지지율 격차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
특히 검찰조사결과 ‘운하 보고서’와 ‘주민등록초본’ 부정 유출에 정부기관과 박 후보 측 인사가 개입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한나라당 지지층으로부터 박 후보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는 관측이다.
이 후보측은 지지율 하락이 바닥을 쳤다고 보고 있다. 이 후보 측은 당분간 ‘박 후보의 도덕성’과 ‘정치 공작설’ 등을 집중 공략하면서 검증 공세 무력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세국면을 벗어나 이 후보 띄우기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그동안 지지율 1위의 일등공신인 ‘경제 전문가’ 이미지 부각을 위해 정책홍보를 통한 ‘굳히기 전략’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박형준 대변인은 “무엇보다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일 잘하는 대통령’이라는 것을 알려내고 이 컨셉을 확대하는데 모든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민심이 곧 당심이라는 애초의 전략 그대로 남은 경선기간을 꾸준히 일궈나가 압도적인 표차로 안정적인 승리를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명박 ‘검증’반격…박근혜 ‘등∙초본, 재산 전격 공개’ 초강수
반면, 박 후보측은 최근 지지율 정체에 당혹스러워하면서 반등 기회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검증’ 공세가 당장은 벽에 직면했지만 이 후보 관련 의혹들이 베일을 벗게 되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도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이 후보측 김재원 대변인은 이날 “당내 경선이라고 (의혹을) 뭉개고 넘어갔다가는 본선에서 깁스 정도가 아니라 목이 달아날 것”이라면서 “흠이 있으면 수술이라도 하고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진영의 물고 물리는 공방은 19일 열릴 ‘후보검증 청문회’가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 후보 측 진수희 대변인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이 전 시장에 관한 근거없는 의혹들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본다”면서 “청문회를 끝으로 소모적인 검증공방을 끝내고 당원과 대의원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정책경쟁, 본선 비전대결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 측 김재원 대변인은 “근거없는 의혹제기에 대해 진솔하게 그리고 충분하게 설명해 국민에게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이번 청문회에서 박 전 대표 관련 의혹이 말끔히 해소돼 지지율 역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나라당 한 당직자도 “검증 공세가 이 후보측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지만, 더 이상 격차가 줄어들지 않는 한 ‘민심’에 우위에 있는 이 전 시장에게로 ‘당심’도 기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19일 ‘李-朴 후보검증청문회’를 거쳐 21일부터 시작되는 전국순회 합동토론회 및 연설회를 통해 흥행 여론몰이에 나선다. 이후 다음달 19일 전국 248개 투표소에서 18만 4709명의 동시투표를 통해 20일 대선후보를 최종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