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북 협력사업 모델 될까

경기도의 ‘북한 농촌현대화’ 사업이 순풍을 타면서 남북 협력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효원 제2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정인영 경기도의회 기획위원장, 김영호 도 농업기술원장 등이 참여해 5월30∼6월2일까지 평양을 방문하는 경기도 대표단 29명은 31일 강남군 당곡리를 방문해 남북 공동 모내기 행사를 벌였다.

경기도는 지난해 6월 당시 손학규 지사를 단장으로 대표단을 이 곳에 파견한 이후 이번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사업을 진행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던 북측 관계자들은 이제 그동안 신뢰가 쌓인 탓인지 남북협력 사업에 더 적극적이다.

올해 벼 시범사업 면적은 지난해보다 2배가 늘어난 200ha(60만평)이지만 북한은 당곡리 전체 경작지인 400ha로 확대를 제안했다고 한다.

또 도 대표단이 두 번째 방문했을 때만 해도 북한 주민의 생활 모습을 공개하기를 꺼려 마을 현대화 사업이 진행 중인 내부는 사진기 렌즈조차 향하지 못하게 했지만, 이번에는 제한적이나마 마을 내부를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리충복 민화협 부회장은 “경기도와 북남 협력사업은 하려는 의지와 애국심에 의해 훌륭한 열매를 맺을 것”이라면서 “남한의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지만 경기도가 기수가 되고 가장 앞장서는 지역”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경기도의 대북 사업은 이른바 ‘북한 퍼주기’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데 특징을 둔다.

도는 남북 공동 벼농사나 마을 현대화 사업에서 일방적 지원이 아닌 상호 협력적인 역할을 유지하면서 현금지원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남한은 벼 육묘법 등 재배법 전수와 함께 이앙기나 콤바인 등 장비를 지원하고 북한은 인력과 골재를 투입해 1회성 지원으로 그치지 않고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자생력을 길러 준다.

지원액도 첫 해 기계류 구입액이 커서 17억 가량 들어갔지만 올해는 비료와 농약 등에 5억원만 지원하고도 경작 면적은 2배로 늘렸다.

또 남북 협력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의 대표인 도의원을 참석시키고, 의회의 동의를 구함으로써 투명성의 원칙을 지켜나가기로 했다.

경기도의 대북 협력사업은 이미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05년까지만 해도 강남군 22개 ‘리’ 단위 마을 중 벼 수확량과 수익 면에서 꼴찌를 면치 못하던 당곡리는 지난해 시범 경작지에서만 512t을 생산하며 2위로 올라섰다.

당곡리 마을 주민은 “예전에는 100명이 하던 일을 기계 1대가 더 많이 하는데 능률이 오르지 않을 수 있겠느냐”면서 “이제는 평양 뿐만 아니라 북한 전역에서 당곡리가 경기도와 협력해 생산량이 늘었다는 것을 알고 당 간부나 다른 마을 사람들이 사업을 어떻게 하는지 배우러 온다”고 전했다.

결국 북한 주민 자신도 놀랄 만한 성과가 나옴에 따라 북한 미사일 발사 등으로 잠시 주춤거렸던 경기도 남북 협력사업이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재개되는 등 본궤도에 접어들고 있다.

도 관계자는 “분단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남한의 자재와 기술과 북한의 노동력이 만나 북한의 농촌지역 환경을 새롭게 바꾸는 최초의 사업”이라면서 “호혜와 투명성의 원칙을 지켜 남북 모두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도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08년 농업 기술을 전수하고 마을 현대화 사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사업영역을 개성과 개풍 지역 등 그동안 북한이 공개를 피했던 곳까지 확대할 방침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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