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강원접경지‥’차분’, 장기화 우려

북한의 잇따른 대남 강경발언에 미사일 발사 준비 소식이 겹치고 있는 가운데 경기와 강원도 접경지역 주민들은 17일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내심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채 상황의 장기화를 걱정했다.

특히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 이후 중단되고 있는 금강산 관광과 철원까지 연장하는 경원선 철도 연장 등 지역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 남북 협력사업이 더 늦어지거나 중단되지 않을까 우려하며 이른 시일 내에 상황이 호전되기를 희망했다.

서부전선 경기지역은 대체로 차분한 반응을 보였고 한창 바쁘게 준비하고 있는 영농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였다.

비무장지대(DMZ) 안에 있는 경기 파주의 대성동마을 김동현(53) 이장은 “남북관계가 잘 되길 기대했는데, 아쉽다”며 “예전에 큰 사건들을 많이 겪어 주민 동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남북간 대화가 단절돼 다소 불안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곧 농사철이 시작되는데 남북간 긴장이 계속되면 출입제한조치 등 영농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인근 통일촌 이완대(56) 이장도 “마을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하다”며 “남북관계가 잘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대표적인 안보관광지인 파주 임진각에는 이날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 관광객 발길이 이어져 상황이 하루빨리 호전되기를 희망했다.

중국교포 최영철(50) 씨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등 한국 소식은 TV를 통해 잘 알고 있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하루빨리 남과 북이 모두 잘 되는 길을 찾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또 임진각에서 36년째 관광객을 대상으로 기념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정성춘(63) 씨는 “임진각을 찾는 관광객 대부분이 남북간 문제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며 “북한이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해안 최북단 마을인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주민들은 평소와 같은 생활을 하면서도 다소간 걱정을 떨치지 못했다.

주민들은 “남북상황이 자꾸 꼬여만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북한을 가장 가깝게 두고 생활하는 접경지 주민으로서 최근 상황은 다소 불안하다”고 말했다.

동부지역 주민들은 특히 최근의 상황들이 지난해 7월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으로 중단된 금강산관광 재개에 악영향을 주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명파리 김남환(50) 이장은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지역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주민 개개인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는 만큼 남북관계가 하루속히 개선되고 관광도 조속히 재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부전선 접경지역인 철원 주민들은 차분히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로 비무장지대 인근에서 주로 벼농사를 짓는 주민들로서는 영농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다.

특히 경기도 연천군 신탄리역에서 단절된 경원선(서울-원산)을 철원읍 대마리까지 연장하는 공사가 추진되는 상황에서 남북 긴장 국면이 장기화돼 자칫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게 가장 큰 걱정이다.

김용만(52.철원읍 대마리) 씨는 “남북한 관계가 악화되면 경원선 연장사업 등 남북한 고리를 연결하는 교류사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경원선 연결로 남북한을 왕래하고 싶은 주민들의 꿈과 희망도 함께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한숨지었다.

한편 동.중.서부전선과 동해를 지키는 군 당국도 서해안의 긴장국면이 비무장지대와 동해상에서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등 한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