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물증 안나오면 정치적 판단 내릴 것”

서울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2일 천안함 사건 조사와 향후 대응과 관련,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대응방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제하고 “다만 결정적 물증이 나오지 않을 경우 정치 지도자들이 정치적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분명히 모호한 결과가 나올 수 있고 정황증거만이 있을 수 있다”며 “만일 모호한 결과라면 외교적으로, 또 군사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봉착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소식통은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것이 정치 지도자들의 임무”라며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협의를 거친 이후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결정적 물증이 없더라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가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과거의 전례를 찾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그러나 유엔 안보리는 미국 법원도 아니고 한국 법원도 아니며 정치적 판단을 내리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안보리에 회부하려면 몇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전제하고 “이번 사건이 국제안보와 관련이 있는 사안이라는 점이 입증돼야 하며 무엇보다도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상임이사국 5개국(P5)의 입장과 협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원인조사가 급선무이며 미국은 한국의 조사 진행상황에 대해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미국도 조사에 가담하고 있고 그밖의 스웨던, 영국 등 여러 국가들이 조사에 참여하고 있어 객관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소식통은 어뢰 공격 가능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어뢰 공격 가능성을 지목하고 있는데, 문제는 누가 했느냐는 것”이라며 “나는 개인적으로 아무런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지만 어뢰 공격으로 밝혀졌을 경우 현실적으로 공격할 국가가 몇나라가 되겠느냐”고 밝혀, 어뢰 공격이 확인될 경우 북한 소행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 회부 이외의 다른 대응조치들도 있을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추측하지 않겠다”며 “미국은 한국 우방들에게 우리의 지지를 보여주고 이런 행동이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보내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식통은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군사적 응징론에 대해 “올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한국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위치에 올라서있다”며 “우리는 한국 정부가 국제적 공조체제를 구축해 조율된 대응을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혀,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사건의 향후 대응과정에서 중국의 역할 여부에 대해 “중국도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강력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며 “한국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인근 해역에서 일어난 지역안보 및 해양안보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과 6자회담 재개와의 연계문제에 대해 “우리는 조사결과를 완벽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그에 따라 6자회담 재개될 지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6자회담을 재개하려면 약간의 ‘휴지기'(Pause)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이 재개되려면 북한이 2005년과 2007년의 합의를 지키겠다고 다시 약속하고 조건없이 회담 테이블로 돌아오는게 중요하다”며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9일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과 전화통화를 갖고 6자회담 복귀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미군 오폭설과 관련, “나도 그런 루머를 들었으나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사건이 일어난 지역에서 작전 중이던 잠수함이 없었다는 미군 함정이 없었으며 당시 미군 함정은 몇백마일 떨어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문제에 대해 “올해가 될 지, 내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비준은 될 것으로 본다”며 “역사적으로 미국은 FTA 비준에 실패한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