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안 절충국면..정부도 발빠른 물밑행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내용을 놓고 일본.미국과 중국.러시아가 각각 짝을 이뤄 세(勢) 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우리 입장에 배치되는 결의안이 채택되지 않게끔 하는 `장외’ 외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13일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대응 문제와 관련해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 협의를 가졌다.

리 부장은 중국과 러시아가 마련한 자체 안보리 결의안의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고 반 장관은 먼저 제출된 일본판(版) 결의안이 유엔 헌장 제7장을 원용한 데 대한 우리 정부의 반대 입장을 재차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평화에 대한 위협, 평화의 파괴 및 침략 행위에 대한 조치’를 담은 유엔헌장 제7장이 결의안에 포함되어서는 안된다는 점 등에서 공감대를 형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우리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3~14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리는 한반도 안보 문제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뒤 미국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 본부장은 북한 문제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안보 세미나를 계기로 유엔 안보리 결의안과 관련, `무력 사용 가능성을 열어 놓음으로써 사태를 더욱 악화시켜서는 안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적극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 미국, 일본 방문을 통해 본인의 업무인 6자회담 재개방안을 협의하는 것은 물론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재차 설명하고 유엔 차원에서 한 목소리를 내는데 미.일 양국도 협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최영진 주 유엔 대사는 14일 YTN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지만 북 미사일 문제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가진 나라인 만큼 우리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우리 뜻이 관철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정부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우리는 계속 어떤 방향으로 절충이 될 가능성이 있는지 지켜보고 있으며 또 한반도 안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방향으로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물밑 작업이 활발히 진행중임을 시사했다.

정부는 안보리의 대북 조치가 결의안 채택 쪽으로 수렴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엔 헌장 제7장을 결의안에 원용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해칠 수 있는 대북 군사행동 옵션을 가능케 하는 중간단계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

그러나 한국이 안보리 이사국이 아닌 만큼 정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결의안이 채택되어야 한다는데 대한 적극적 입장 표명은 자제하고 있다.

유엔 회원국들의 의견을 모아 북한에 강한 목소리를 전달하되 그 형식과 구체적인 내용은 안보리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는게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인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섣불리 나서기 보다는 상황전개 추이를 차분히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겉으로 보기에 우리 정부의 입장은 중국.러시아 결의안에 가깝지만 미국이 일본판 결의안을 지지하는 마당에 내놓고 한쪽을 지지하기 어렵다는 점과 양 진영이 협의를 통해 절충성 결의안을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우리 입장은 신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더욱이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놓고 미.일과 등진 채 중국쪽 입장에 동참하는 것으로 비쳐질 경우 미사일 문제는 물론 향후 북핵문제를 풀어가는데 필요한 한.미.일 공조의 틀이 흔들릴 위험성이 있다는 점도 늘 염두에 둬야할 상황이다.

결국 정부는 안보리의 절충과정을 지켜 보다 우리 정부가 반대하는 `유엔 헌장 제7장 원용’이 가시권에 들어올 경우 또 한번 반대의 메시지를 어떤 경로로든 이사국들에 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내주 이란 핵문제가 안보리로 넘어오기 전에 대북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마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안보리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번 주말 우리 정부 당국자들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