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안 버금가는 `초강경 의장성명’

북한의 로켓 발사를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으로 규정하고, 대북 제재 조치를 실행시키기로 한 안보리 의장성명 초안은 강도 높은 대북 규탄이자, 이례적인 초강경 의장성명으로 볼 수 있다.

유엔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형식은 구속력 없는 의장성명이지만, 내용은 결의안보다 더 강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이 중국의 반대로 결의안 채택 대신 의장성명으로 선회했지만, 형식은 양보하면서 내용에서는 실리를 챙긴 `성과’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국 수전 라이스 유엔 대사가 제안한 성명 초안은 북한의 이번 발사를 비난(condemn)하면서, 안보리 결의 위반(contravention)이라고 규정했다. 또 추가 발사 행위를 금지토록 명시적으로 요구했다.

물론, 성명에 사용된 `contravention’이라는 용어가 법적 위반을 나타내는 `violation’보다는 다소 약한 뉘앙스를 띤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도 있지만, 유엔 관계자는 “큰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성명의 원활한 채택을 위한 기교쯤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1781호 결의 8항에 부과된 대북 제재 조치를 조정키로 합의하고 안보리의 대북 제재위원회에 24일까지 제재 조치 조정 내용을 보고토록 하는 한편 제제위가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안보리가 이달 30일까지 조정 조치에 나서기로 한다는 내용은 기존의 일반적 의장성명에서는 볼 수 없는 구체적 행동 조치가 포함된 것이라고 유엔 외교관들은 분석했다.

이 성명 초안이 13일 안보리 전체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될 경우, `법적 구속력까지 갖게 될 수 있다’는 것이 한국 유엔대표부 측의 설명이다.

1718호 결의 8항은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관련 품목과 일부 재래식 무기, 사치품에 대한 수출통제와 북한 WMD 프로그램 관련 자금과 금융자산의 동결 및 관련 인사의 여행제한, 화물검색 조치 등 포괄적인 대북 제재 방안이 명시돼 있지만, 제재위는 그동안 제재 대상 북한 기업의 명단을 선정하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성명 초안에 규정된 대로 제재위가 명단을 선정하는 등 구체적 행동에 나설 경우 사실상 제재의 강화나 마찬가지 효과를 나타내면서 기존 결의안을 이행한다는 차원에서 구속력까지 지닐 수 있다는 것이다.

AFP 통신은 서방외교관의 말을 인용, “안보리는 이달 말까지 (북한) 회사들의 자금 동결을 지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기금수, 자산동결, 여행제한 등을 망라하는 1718호 8항의 제재안이 실행에 옮겨진다면 가뜩이나 고립돼 있는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존 제재가 `6자회담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그동안 실행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과연 안보리 제재위가 약속대로 실효성 있는 행동에 착수할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더욱이 안보리의 성명 초안에 대해 북한이 강력 반발할 경우 6자회담 일정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으며 당분간 6자회담은 물론, 북한과의 어떤 협의도 진행되기 어려운 냉각기가 조성될 수도 있다.

다만, 지난 2006년 북핵 실험후 안보리가 대북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긴장국면이 조성됐지만 같은 달 말 북·미 양자대화가 성사되고 곧이어 6자회담이 열리는 등 국면이 빠르게 전환된 바 있어 상황을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미국 기자 2명이 북한에 억류된 상황도 미국이 신속한 대화국면으로 나서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북한은 이미 안보리에서 관련논의만 이뤄져도 `상호존중과 평등’을 규정한 9.19공동성명에 어긋나기 때문에 6자회담을 거부하고 6자합의에 따라 불능화가 진행되던 핵시설의 복구작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었고, 북한의 박덕훈 유엔 차석대사는 “안보리가 대응하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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