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 앞둔 북한의 고민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북한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막바지 고비로 치닫고 있는 제4차 북핵 6자회담을 지켜보고 있는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4일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북한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강인 미국을 상대로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핵은 마지막 보루’와도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그런 핵을 ’포기 또는 폐기’하기로 국제사회에 공언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해해야 함을 지적한 셈이다.

특히 1994년의 제네바 합의의 경우 미국과의 양자적 약속이었지만 이번에는 미국은 물론 한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5개국과 외교적 서약을 하는 것이어서 더욱 무게가 실린다.

이 소식통은 “현재의 형국은 마치 북한 때문에 협상의 타결이 무작정 지연되는 것으로 인식되는 상황”이라면서 “북한이 왜 선택을 주저하고 고민하는 지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북한은 그들이 그토록 중요하게 여기는 핵의 폐기 대상을 놓고 의장국 중국과 마지막까지 절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과 관련 프로그램’이라고 설정할 경우 에너지난에 허덕이는 자신의 처지에서 원자력 에너지 부분까지 모두 포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핵무기와 관련 프로그램’으로 표현을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 대표단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이는 미국으로서는 용인할 수 있는 기준을 넘는 것이어서 북한의 요구가 전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없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대신 북한이 요구하는 다른 문구의 수정 등에서는 ’성의’를 보이는 차원에서 최소한의 손질은 가능할 것이고, 이에 대한 미국의 양해를 중국이 이미 확보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북한은 ‘장고’(長考)를 거쳐 중국이 제시한 ’개선된 최후의 문안’을 선택하느냐, 마느냐의 갈림 길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북한은 ‘외교적 수사에 불과한 공동성명 한 장을 어떻게 믿고 핵을 포기할 수 있느냐’며 ’또 다른 안전장치’를 강력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현지 외교분석가들은 전망했다. 특히 미국을 향해 “진정으로 믿을 수 있는 다른 카드를 내놓아라”고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선택을 용이하게 만들 ’협상 테이블 외의 카드’가 제시될 수 있을 지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결국 공동문안을 받아들이는 순간, 북한 핵 문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면서 “한반도 정세를 큰 눈으로 바라보는 분석적 시각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베이징=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