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의문사” ‘금강산 피살’ 유족들 `분통’

11일 금강산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진 박왕자(53.여)씨의 유족들은 “박씨의 죽음이 결국 의문사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며 답답한 심정과 함께 분통을 터뜨렸다.

당국은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지만 ‘선언’에 불과할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도 박씨가 금강산비치호텔을 오전 4시 31분에 나갔다는 것뿐 나머지는 모두 북측의 통보내용이기 때문이다.

박씨 시신이 안치된 서울아산병원에서 아들 방재정(23)씨는 12일 “남북한 정부의 접촉은 전혀 이뤄질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군을, 그것도 북한군을 조사한다는 게 가능한 일이라고 보느냐”고 말했다.

방씨는 이어 “결국에는 북측의 일방적인 주장을 현대아산이 받아서 전달하는 셈이 될 것이기 때문에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이후 남북 관계가 급속히 경색하면서 현재는 남북간 공식 접촉 루트가 전혀 없는 것이 사실.

유족들은 현대아산 윤만준 대표이사가 이날 북측을 방문해 북측 파트너인 아태평화위와 명승지개발총국을 통해 박씨 총격사건에 대한 조사에 나설 예정인 것을 알지만 정부간 공식루트가 아닌 만큼 여전히 실효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 또한 “민간부문을 접촉하지만 이들은 평양에서 오는 사람들”이라며 “북측의 군을 조사하는 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총을 쏜 병사의 말을 직접 들어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가족의 사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으면 슬픔이 이내 분노로 바뀌는 게 변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박씨의 언니(55)는 “무엇 때문에, 어떻게, 왜 숨질 수밖에 없었는지만 알면 장례식이라도 편히 지낼 수 있을 텐데 그걸 조사할 방법조차 막혀 있다는 생각 때문에…”라며 눈물을 훔쳤다.

박씨의 남편 방영민(53)씨는 박씨의 피격 경위에 대한 이해할 만한 정부의 발표나 설명이 없다면 빈소를 차릴 수 없다는 입장을 이날 오전까지 고수하다가 현대아산의 설득으로 결국 장례절차를 밟기로 하고 빈소를 서울아산병원에 마련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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