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론으로 김정일의 미래를 예측하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의 최고 스타로 떠오른 ‘점쟁이 문어’ 파울(Paul).


파울은 이번 대회 동안 결승전을 포함해 여덟 경기의 승패를 족집게처럼 알아맞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파울처럼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프리딕셔니어, 미래를 계산하다'(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의 저자 브루스 부에노 데 메스키타 미국 뉴욕대 정치학과 석좌교수는 게임이론을 통해 세상을 움직이는 패턴을 파악, 이를 통해 가까운 미래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은 물론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고등연구원, 미국 정부 안보자문위원인 그는 학자로서 뿐만 아니라 ’21세기 의 노스트라다무스’로도 유명하다.

2007년 북한 비핵화의 초기단계 조치를 담은 2·13 합의, 1989년 중국 톈안먼(天安門) 사태, 엔론 회계부정, 걸프전, 영국-아일랜드 평화협정 체결…


가깝게는 넉 달 전, 멀게는 10년 전에 메스키타 교수가 예측한 사건들이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게임이론을 통해 수많은 예측을 내놓았으며 중앙정보국(CIA)은 이 예측들이 90% 이상의 정확도를 가진다고 평가한 바 있다. CIA와 미 국방부도 그에게 자문을 구할 정도다. 미 국방부와 CIA가 그에게 의뢰하는 문제 중에는 북한과 한반도의 미래에 관한 비밀보고서도 포함돼 있다.

신통방통한 초능력이라도 갖고 있는 걸까. 도대체 비결이 뭘까.

그는 게임이론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에게 가장 이로운 일을 하게 마련’이라는 게임이론의 기본 가정 위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믿는지를 생각해보면 그들의 활동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것.


여기에는 컴퓨터 기술 발전도 한몫했다. 컴퓨터의 방대한 기억 용량과 작업 처리 능력 덕분에 게임이론의 과학적 예측이 가능해졌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메스키타 교수는 게임이론을 통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행동도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 위원장 역시 자신을 위해 최선의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게임이론을 통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

2004년 미 국방부의 의뢰를 받아 북한 문제를 연구한 메스키타 교수는 북한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남북한을 비롯한 미국, 중국, 일본 등 관련국들이 처한 입장 및 상호작용 등을 고려해 남북한과 관련국들이 최대한 접근할 수 있는 합의점이 무엇인지 예측했다.

그는 우선 김 위원장을 “기민한 정치가”라고 평가하고 김 위원장에게 핵무기는 권좌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생명줄이기 때문에 절대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 같은 예상하에 게임이론과 컴퓨터 모델을 활용해 미국과 중국이 북한에 안전보장과 함께 대규모 경제 지원(매년 10억 달러가량)을 한다면 김 위원장이 핵무기 생산에서 손을 떼고 핵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검열과 관리를 받게 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영변 핵시설 폐쇄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 복귀, 대북 중유제공 등을 골자로 한 2007년 ‘2.13 합의’의 내용을 3년 전에 예측한 셈이다.

2007년 ‘DMZ(비무장지대) 평화상’을 받기도 한 메스키타 교수는 천안함 사태에 대해 북한 지도자들은 한국 해군에 공격을 가하더라도 전쟁으로 이어질 확률이 낮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천안함 사태가 북한의 권력 승계과 관련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병화 옮김. 408쪽. 1만6천원./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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