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만복 방북 대화록 유출 수사 착수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의 방북 대화록 유출 등과 관련해 법리 검토와 판례 분석 작업을 벌여온 검찰이 21일 ‘정식 내사 돌입’을 발표하고 사실상 수사를 시작한다.

김 원장은 지난 15일 대선 전날 방북해 자신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나눈 대화와 방북 경위 등이 담긴 문건을 본인이 유출했다고 밝힌 뒤 사의를 밝혔으며, 청와대는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있다.

대검찰청은 법무부와 대검, 서울중앙지검 등이 그동안 김 원장이 언론사 등에 유출한 문건의 ‘국가기밀성’ 및 김 원장에 대한 처벌 가능성 여부에 대해 각각 검토한 결과, 일단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한 뒤 언론사와 지인들에게 배포한 대화록과 방북 경과 보고서가 ‘실질비성'(실질적인 비밀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문건에 ‘몇급 기밀’ 등의 비밀 등급을 부여하지 않은 것은 그 자체로 비밀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고 판례로 볼 때 별로 중요한 사안이 아니며 내용 자체가 실질적으로 ‘보호해야 할 기밀’에 해당하느냐가 관건인데, 해당 문건의 내용이 ‘비밀 요건을 일단 갖췄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해당 문건이 국가기밀 요건을 어느정도 갖췄다고 판단돼 내사에 착수하는 것이며 작성 경위와 배경 등 주변조사부터 해보면 ‘처벌의 대상이 되는 비밀’로 분류해야 하는지, 김 원장을 직접 조사할 필요성이 있는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지 등이 확실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사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오세인 부장검사)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김 원장이 대선 전날 방북한 경위 등과 관련해 인수위에 보고한 대화록과 방북 배경 경과 보고서 등을 인수위 측으로부터 넘겨받아 대화록 내용의 비밀성 여부 등을 따져왔다.

검찰은 따라서 김 원장을 당장 소환조사하지는 않고 김 원장의 지시로 대화록을 작성하고 외부에 전달한 국정원 직원과 문건을 건네받은 인사 등 주변인물을 상대로 구체적으로 어떤 지시를 받고 문건을 작성했으며 어떤 당부와 함께 문건을 전달받았는지 등을 캘 예정이다.

검찰은 비밀성ㆍ가벌성 여부 및 입건ㆍ기소 방침을 결정한 뒤 김 원장 직접 조사 여부와 소환 또는 서면조사 등 조사 방법을 정할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직 기관장을 조사할 경우 초래될 수 있는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권위 추락이나 명예 실추,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을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편 형법 127조도 공무원이거나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혹은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고 있으며 ‘법령에 의한 비밀’ 이외에도 국가안보 등 외부에 유출되지 않아야 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통상 비밀로 인정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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