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訪北대화록 유출’ 김만복 전 국정원장 소환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공상훈 부장검사)는 2일 ‘방북대화록 유출사건’과 관련해 김만복 전 국정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원장을 상대로 방북 문건의 작성 경위와 외부 유출 동기, 언론 보도 과정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김 전 원장은 지난 1월 15일, 대선 전날 방북해 자신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나눈 대화와 방북 경위 등이 담긴 문건을 언론에 유출했다고 밝힌 뒤 사의를 밝혔지만 당시 청와대는 2월 11일이 돼서야 사표를 수리했다.

이후 그는 지난 2월 12일 방북과 대화록 배포 경위 등을 담은 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 서면진술서에는 지난해 12월 18일 북한을 방북한 경위와 방북 대화록 보고서를 일부 언론사와 전직 국정원 직원 등 14명에게 유출한 이유 등이 상세히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중앙일보가 지난 1월 10일 ‘김만복∙김양건 대선 하루전 평양회동 대화록’이라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를 통해 “김양건 부장이 대통령 선거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 18일 평양을 방문한 김만복 원장에게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남북 관계가 지속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평양회동 대화록’에서 김 원장은 “이명박 후보 당선이 확실시 된다” “이명박 정부가 남한 내 보수층을 잘 설득할 수 있어 현 정부보다 더 과감한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 관계는 남측에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잘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발언했다.

김 부장은 이에 대해 “지금 남측 철도.도로 고찰단(조사단, 12월 12~18일 활동)이 와서 활동하고 있는데 많은 경험을 할 것이고, 백두산 관광도 잘됐으면 한다”며 “남북 회담이 지금처럼 많은 적이 없었다”고 했다. 또 “남북 관계가 (대선 뒤에도) 유지됐으면 한다”고도 말했다.

당시 국정원은 논란이 일자 “김 원장이 작년 12월 18일 하루 일정으로 육로로 평양을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기간 평양 중앙식물원에 기념 식수한 소나무의 표지석을 설치했다”고 해명했다.

국정원은 또 “북측이 정상회담 당시 표지석을 설치하는 데 부정적이어서 이를 설득해 일을 매듭짓기 위해 김 원장이 직접 방북했던 것”이라며 ‘예정된’ 행사였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대선 하루 전날 정보기관의 수장이 방북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대선 판도 변화를 위한 ‘북풍 기획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답방 논의설’ ‘남북정상선언 이행을 위한 북측과의 막후 교감을 위한 방북설’ 등의 분석이 제기됐다.

국정원은 김 원장이 유출한 방북 보고서를 비밀로 분류하지 않았지만, 검찰은 문제의 문건이 ‘실질적 비밀성’의 상당한 요건을 갖췄다고 보고 내사를 벌여 왔다. 검찰은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전 수장을 조사할 경우 초래될 수 있는 정보기관의 권위 추락, 사기저하 등을 고려해 그에 대한 조사를 미뤄왔다.

형법 127조는 공무원이거나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고 있으며, ‘법령에 의한 비밀’ 외에도 국가안보 등 외부에 유출되지 않아야 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통상 비밀로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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