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北공작기관 ‘외화벌이 마약거래’ 공식확인

북한의 공작기관이 외화벌이와 공작자금 마련을 위해 마약거래에 직접 관여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로 공식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진한 부장검사)는 북한 공작원에 포섭돼 북한산 마약의 유통과 탈북자 납치 등을 시도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로 25일 김모(55)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0년 2월 중국 옌지에서 북한 보위사령부 소속의 여성 공작원 김모(49)씨로부터 “좋은 히로뽕을 대량으로 구해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마약 판매망의 구축 등 보위사령부의 각종 지령을 수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북한 외화벌이사무소에서 샘플용 히로뽕 2㎏을 넘겨받아 판매 대금의 30%를 당에 납부하고 나머지는 공작금 용도로 본인이 챙기기로 약정하고 2000년 4월 중국 옌지의 폭력조직이나 마약거래를 하는 한국인 등을 상대로 히로뽕 50㎏의 대량 밀거래를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탈북자들을 통해 북한 공작조직의 마약거래 첩보가 꾸준히 들어왔으나 구체적인 증거는 확보할 수 없었다”며 “공작기관이 직접 마약을 생산ㆍ거래했다는 사실이 이번 사건으로 처음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씨와 마약 거래를 시도한 나모(35.복역중)씨는 “김씨가 건네 준 북한산 마약을 복용해보니 효과가 빠르고 오래 지속되는 등 최상급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또 여성 공작원 김씨와 동거하면서 평양을 몰래 방문해 보위사로부터 마약 판로 개척뿐 아니라 중국에서 활동 중인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신원 파악, 탈북자 또는 탈북 지원 브로커에 관한 정보 수집 등의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김씨는 2000년 4월 중국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주선하던 중국동포 이모씨를 북한으로 유인해 공작기관에 넘겼으나, 탈북자에 대한 납치 공작이나 국정원 직원들의 정보 수집에는 실패해 2003년 이후에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사실상 `용도폐기’ 처리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김씨는 마약 밀반입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1999년 중국으로 도피, 오갈 데 없는 처지에서 북한 공작기관의 유혹에 넘어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