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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검증청문회를 마친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두 경선후보가 막바지 경선레이스를 앞두고 ‘포지티브’ 전략을 내세워 표심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당 차원의 검증이 일단락된 만큼 정책경쟁에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전략이다. 정책 선거 구도에는 이 후보측이 훨씬 적극적이다.
박 후보측은 포지티브 전략을 통한 후보 띄우기를 내세우면서도 이 후보에 대한 ‘검증’공세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박 후보가 캠프에 자제를 당부하고 당 안팎의 곱지 않은 시각도 부담이다.
돌발변수가 없는 한 검증 공방은 지지율 역전에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검증청문회를 통과한 현재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0% 전후로 조사되고 있다.
국정원 ‘정치공작설’과 박 후보 측이 주민등록초본 불법유출에 관여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두 후보간 격차도 다시금 두 자릿수로 복귀했다. CBS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 주보다 2.6% 상승한 39.1%, 박 후보는 지난 주와 동일한 28.3%를 보이면서 지지율 격차가 10.8%로 전주보다 소폭 벌어졌다.
정치권에서는 검증 공방보다는 21일 제주를 시작으로 진행되는 TV 토론회와 대의원∙당원 대상 전국 순회 연설회가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두 후보는 당분간 토론회와 연설회에 집중하면서 지역별 정책발표에도 주력할 뜻을 밝히고 있다.
이 후보 측 진수희 대변인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후 전략의 핵심은 포지티브”라면서 “검증청문회를 통해 의혹이 충분히 해소된 만큼 정책과 비젼 경쟁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의 검증공세에 대해 진 대변인은 “정책경쟁에 대해서 경쟁력이 없다고 보고 검증에만 목메고 있다”면서 “그 동안 그렇게 해도 안 된다는 것을 여론조사를 통해 깨달았을 텐데도 불구하고 공격을 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 캠프 “검증 문제 제기할 것”
박 후보측 역시 정책 제시 등의 ‘포지티브’ 전략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다만, 이 후보에 대한 부동산 의혹 등은 짚고 넘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재원 대변인은 “전세 역전을 자신한다. 박 후보의 이미지를 고양시키고 서민 밀착형 정책 발표 등의 포지티브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라는 이 후보의 확실한 이미지를 겨냥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검증공세를 이어갈 것이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박 후보가 기본적으로 ‘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자제하겠지만, 그 동안 제기된 ‘의혹’과 관련한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캠프 차원에서 꾸준히 문제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의 검증 공방 자제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2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검증청문회도 끝난 마당에 서로 또 검증공방을 하면 자해행위이자 해당행위가 된다”며 “이제 더 하면 안 된다.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검증경쟁이 아닌 정책경쟁을 요구했다.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경선 과정에서 도를 넘는 악의적 네거티브와 불법선거에 대해 공정경선과 후보자 보호 차원에서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사전 예방에서 사후 조치까지 선관위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이 일단 정책중심의 경쟁을 약속했지만, 경선일이 다가올수록 수세에 몰리는 후보 측이 ‘네거티브’공세에 매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