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작업서 사망한 돌격대원 영웅으로 미화하는 북한



▲북한 노동신문에 게재된 인권침해 실태. 왼쪽 상단에서 시계방향으로 10월 1일, 8월 25일, 8월 5일자 기사. /출처=노동신문 캡처

북한 김정은의 인민애(愛) 선전을 주력하고 있는 노동신문이 정작 인권침해 실태를 잇달아 게재하고 있어 주목된다. 국제사회의 지적에 인권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200일 전투 및 함경북도 수해 피해 복구 상황을 선전하는 과정에서 인권유린을 자행하고 있음을 스스로 밝힌 셈이다.

먼저 신문은 1일 ‘한 치도 물러서지 말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온종일 물속에서 힘겨운 전투를 벌이느라 장병들의 발은 퉁퉁 부어오르고 입술은 부르터 갈라졌다”고 전했다. ‘대재앙’ 수해 지역에 동원된 군인들의 강인한 정신을 선전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군인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한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또한 8월 25일자 기사에서도 “힘들게 큰 돌 하나를 꺼내면 천정에서 또 돌이 내려앉는 위험 속에서, 치열한 격전 끝에 떨어지던 돌들이 없어졌지만 그렇다고 위험이 가셔진 것은 아니다”면서 발파로 갱도벽체와 천정이 통째로 무너져 내린 곳에서 작업을 강행한 청년들을 ‘영웅’으로 미화했다.

같은달 5일자 기사도 유사한 행태가 나타난다. 경사각이 20도에 달하는 구간에서 발생한 붕락(붕괴)사고를 언급, “크고 작은 바위들이 수시로 떨어져 내리는 붕락구간으로 갱의 일꾼들과 탄부들이 육탄이 되어 돌입했다”며 붕괴 직전의 갱도에 동원돼 석탄을 캐는 광부들의 위험한 작업 실상을 ‘자력자강’의 모범사례라고 자랑스럽게 선전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충성심을 소개, 선전하면서 일종의 ‘영웅 따라 배우기’를 통한 체제 결속을 다지려고 있지만, 오히려 주민들의 인권침해 상황을 고스란히 전하는 있는 것이다. 또한 70일 전투에 이어 200일 전투를 전개하며 김정은의 ‘성공적 치적 마련’을 위해 주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도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

북한 당국이 매체를 통해 공개한 주민들의 인권침해 실태는 이뿐이 아니다. 작업 중에 전신 50% 2, 3도 화상을 입고 위독한 상태에 놓인 명천지구탄광연합기업소 광부들(8월 14일, 평양방송), 발전설비수송을 밤낮으로 하던 돌격대원들이 심한 동상까지 입은 사실(6월 8일, 노동신문), 그리고 눈길에 미끄러지는 발전설비를 구원하다 숨진 돌격대원의 이야기(6월 8일, 노동신문) 등도 게재했다.

북한 매체가 건설현장에서의 사망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북한 당국이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200일 전투 과제를 관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은 어떨까? 함경북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당국은) ‘만리마 속도’와 ‘자강력’을 강조하면서 “우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하지만 이에 대한 불만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주민들은 ‘얼마 못가서 날개가 부러질 수 있다’는 말로 만리마 속도와 속도전을 비웃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식통은 “주민들은 ‘나라에서는 주민들이 물에 빠져죽고, 얼어죽고, 팔다리가 부러져나가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200일 전투 승리만 강조하고 있다’ ‘실지 현장에 투입된 군인들과 주민들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불만은 무시한 채 충성심만 선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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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