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후폭풍에 휘말린 남북관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5일로 한 달이 된다.

그리고 그 한 달 간 남북관계는 만만찮은 후폭풍을 겪어야 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은 남북관계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쌀과 비료의 지원 유보를 결정하자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행사 중단 선언으로 맞대응하면서 남북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미사일 발사로 야기된 한반도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우리 정부도 국제사회와 함께 부단히 노력했지만 현재까지는 기대에 역행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남북관계에 긴장감이 높아진 1차적 책임은 미사일을 쏜 북한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 정부의 대응이 과연 적절했느냐도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북한이 갈수록 강경하게 나오는 이유 중 하나가 아이러니컬하게도 우리 정부가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해 단행한 쌀과 비료의 지원 유보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수해를 입은 북한이 대한적십자사의 지원 제안을 거부한 것도 쌀과 비료의 지원 유보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해석이 있을 정도로 북한의 심사는 뒤틀려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군사적 문제에 대해 인도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미사일 발사로 우리 국민이 불안해하는 것도 인도주의를 해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정부는 ’쌀과 비료의 지원 유보’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강경해진 국내외 대북 여론을 감안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갈 수 없던 상황이었으며 그나마 북한이 아파하고 또 상황이 호전됐을 때 비교적 쉽게 복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선의 조치라는 설명이다.

실제 북한이 이처럼 강하게 반발하는 것이 그만큼 쌀과 비료의 지원 유보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평가여서 당장은 부작용이 더 심한 것처럼 보이지만 향후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는 여전하다.

하지만 현재로선 남북관계에 이렇다 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북한이 수해로 8.15통일대축전을 취소하면서 남북 당국 간에 예정된 이벤트도 없다.

오히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을 설득하려던 국제사회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미국이나 일본도 더 강경해질 공산이 크며 이와 맞물려 남북관계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럼에도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 등 남북이 그동안 수 년간 공들여 온 핵심 경협사업은 한반도 긴장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수해 상황이 남북관계 복원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민간단체의 지원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지원 요청을 해오지 않는데다 국내외 여론의 동향도 살펴야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지원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적십자사나 민족화해협의회 등 민간단체가 북측 지원을 위해 남북협력기금을 요청하면 대북 화해기조를 감안, 마냥 외면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대북 화해기조를 흔들림없이 지켜가며 한반도의 긴장감을 고조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상황을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소원한 남북관계가 한동안 지속되겠지만 이도 감내해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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