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차관급회담서 뭘 논의하나

16일부터 이틀간 개성에서 열릴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에서는 무엇이 논의될까.

이번 회담은 작년 7월 우리 정부의 고(故) 김일성 주석 사망 10주기 조문불허와 탈북자 집단입국 등을 계기로 남북 당국간 회담이 전면 중단된 지 약 10개월만에 재개되는데다, 북핵 문제가 중대국면에 처해 있어 여러가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14일 기자회견에서 “남북 당국간 회담이 10개월 가량 중단됐던 만큼 협의, 이해해야 할 많은 현안.과제가 쌓여 있다”고 말했다.

북측의 당국간 실무회담 제의에 대해 우리측이 이례적으로 ‘차관급’ 회담으로 격을 높여 만나자고 한 것도 현 한반도 정세의 중요성을 감안한 것임은 물론이다.

이에 따라 최우선 협의사항은 일단 지난 해 5월 제14차 회담을 끝으로 중단된 장관급 회담의 재가동을 비롯해 남북관계의 정상화 방안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북측 통지문에도 나와 있지만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문제를 우선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도 이날 우리측에 보낸 전화통지문의 형식과 내용에서 이번 실무회담에서 남북관계 정상화를 비롯한 포괄적인 여러 현안을 다루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북한이 14일 보내온 전화통지문의 발신자가 남북 장관급 회담 북측대표단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였으며, 수신인이 남측 수석대표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으로 돼 있다는 점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권 책임참사가 당국간 실무회담 제의 배경과 관련, 이날 전통문에서 “우리는 우리민족끼리의 이념을 구현하여 북남관계를 하루빨리 정상화하려는 염원에서”라고 밝힌 것은 최우선 과제가 남북관계의 정상화와 함께,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남북 장관급 회담을 비롯한 각급 채널의 복원임을 시사해 주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차관은 “중단된 장관급 회담, 경협위, 장성급 회담을 차례로 복원시켜 6.15 공동선언에서 출발해 남북간 화해.협력, 그리고 평화의 동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의제는 현재 중대국면에 처한 북핵 6자회담 관련 논의이다.

우리 정부가 그동안 줄기차게 남북 당국간 회담의 재개를 촉구해 온 것도, 사실은 평양 당국과 ‘탁 터놓고’ 북핵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였다.

이 차관이 이날 “당국간 회담이 열리게 됨으로써 6자회담과 북핵 문제를 푸는데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북한이 그동안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매우 꺼렸던 점을 감안할 때 북핵 관련 협의가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북한이 6.15 공동선언 5주년을 앞두고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하며 우리측에 민족공조와 한미공조 중 ‘택일’할 것을 요구하고, 우리측은 핵포기를 강하게 주문할 경우 어렵사리 마련된 회담이 또 다시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정 장관은 지난 13일 민족통일중앙협의회 창립 24주년 기념행사 축사에서 남북 당국자 회담 재개를 촉구하는 한편 “북한의 핵은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으며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확고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조선적십자회가 지난 1월 우리 대한적십자사에 요청했던 비료 50만t의 지원 문제도 자연스럽게 논의될 전망이다.

정부는 그동안 당국간 회담이 열리면 비료를 지원할 것이라는 방침을 누차 밝혀온 만큼 비료지원은 큰 돌발변수가 없는 한 성사된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이 밖에 우리측이 이달 중 개최하자고 했던 북관대첩비 반환 관련 회담 개최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당국자는 “꾸준히 이뤄져온 당국자 회담이 중단된 상태서 재개되는 것이기 때문에 양측 모두 열심히 할 것”이라며 “협력해서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각오를 피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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