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만월대에서 800년 전 고누놀이판 발굴

▲ 개성 만월대 유적 발굴 지역 ⓒ연합

남북이 공동으로 북한 개성 고려왕궁(만월대) 터를 발굴 조사한 결과 평면 아(亞)자형 건물터가 확인되고 고누놀이판을 새긴 바닥벽돌 등이 출토됐다.

바닥벽돌은 품격이 높은 건물 바닥에 깔았던 벽돌을 지칭한다.

문화재청은 개성역사지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지원 사업 일환으로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진행된 만월대 발굴조사에서 건물지 29곳과 100여점에 이르는 각종 명문(銘文)기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상준 남측발굴단장은 “고누놀이판의 제작시기는 13세기 중반쯤으로 추정된다”면서 “왕궁 건물 바닥에서 고누놀이를 즐기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고, 바닥 벽돌 제작자들이 가마에서 벽돌이 구워지기를 기다리면서 재미 삼아 두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누놀이판은 얕은 선으로 사각형을 4개 만든 뒤 여기에 대각선 등을 그은 것이다. 고누놀이는 내 말을 움직여 상대 말을 못 움직이게 하거나, 내 말로 상대편 말을 다 잡거나 하면 이기는 놀이이다.

발굴팀이 조사한 ‘가-1호’로 명명된 건물지는 지금까지 확인된 건축물 중 권위가 가장 높았다고 보고 있으며, 이 건물 중앙에는 평면 亞자형 대형 건물이 들어서 있었음을 확인했다.

▲ 개성 만월대 명문기와 ⓒ연합

조사단은 높은 석축대 위에 회랑을 둘러 배치한 이 건물이 왕이 나와서 조회를 행하던 정전(正殿)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70년대에도 만월대를 발굴했지만 소규모로 이뤄져 이번이 본격적인 발굴로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굴단은 다음달 25일부터 10월까지 두 달 동안 이 지역을 정밀 발굴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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