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도로에 ‘초코파이’ 빈껍질…北군인, 南분위기 관심

필자는 그동안 북한에 여러 번 다녀왔다. 이번에도 여느 때처럼 판문점을 방문했을 때의 불편한 분위기는 굉장했다. 자연스럽게 한국에서 판문점을 관광했을 때가 오버랩됐다. 

평양에서 개성까지의 고속도로는 원래 서울까지 연결되어 있지만 38선에 가로막혀 더 이상 갈 수 없다. 한눈에 보기에도 도로 상태는 한심했다. 또 얼어 있는 벌판과 나무가 없어 휑한 산, 지나가는 사람도 찾아보기 힘든 단조로운 풍경의 연속이었다. 원래 평양에서 개성까지 2시간 반밖에 안 걸린다고 들었지만 검문소에서 시간이 한참 지체됐고, 한심한 도로 사정 등으로 인해 4시간이나 걸려서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개성에 있는 조선 전통 가옥으로 된 호텔에 해질녘이 한참 지나서야 도착했고 호텔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손전등을 사용해야 했다. 저녁식사는 조선 왕조 궁중요리였는데 기본적인 밥과 국을 제외하고 무려 12가지 반찬이 나왔다. 음식은 대부분 채식위주였고 가끔 전기가 끊겨 어둠 속에서 음식을 먹어야 했지만 굉장히 맛있었다.

전통양식 호텔 문 너머로 공산국가 스타일의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어느 국가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현지 가이드로부터 개성의 큰 도로에서는 절대 사진을 찍지 말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개성의 특별한 모습을 하나를 발견하고는 사진기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길가에 버려진 한국의 한 기업에서 만든 ‘초코파이’였다. 개성에는 한국의 기업들이 들어와 운영되고 있는 공단이 있는데 현지 노동자들에게 아주 귀한 당과류 제품이 제공되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게 바로 초코파이인 것을 빈 봉지를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개성에서 가장 넓고 큰 거리로 가다보면 김일성 동상을 만날 수 있었다. 개성 도로는 교통 신호등, 표지판을 찾아볼 수 없고, 차도 많지 않아 사람들이 차도를 맘껏 돌아다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판문점 입구에 있는 포스터. 포스터에는 ‘통일된 조국을 미래 세대를 위해 물려주자’고 적혀 있고, 출입문 상단에는 ‘자주통일’ 이라고 쓰여 있었다. 한국에서 쓰는 글자와 북한에서 사용하는 글자체가 왠지 다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유엔군을 대표해 미군이 북한, 중국과 1953년 7월 27일 사인한 ‘한국전쟁 정전협정문’ 복사본과 관련 사진, 문서들이 판문점 평화 박물관 안에 전시되어 있었다. 

외국인 여행객을 맞이한 판문점 북측 인솔자는 우리가 도착하기 전 먼저 판문점 자유의 집이 보이는 곳으로 왔다.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친숙했던 남한 군인들은 여기에서 보니 좀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 방북 기간에 북한 군인들을 이곳 저곳에서 많이 보다보니 익숙해진 탓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판문점에 들어서니 한국에서 판문점을 방문할 때가 생각났다. 당시 한국 쪽에서는 북한의 어느 곳을 가리키거나, 웃거나 자극을 줄 수 있는 행동이나 특정 사람과 건물을 찍지 말라는 주의를 들었다. 하지만 북쪽에서는 남쪽의 모든 부분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고 비교적 자유롭게 그들을 향해 다양한 몸짓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안내를 담당한 북한 군인이 남쪽의 분위기가 어땠는지에 대해 궁금해 했다. 필자의 경험을 이야기하자 그 군인은 큰 목소리로 웃었는데 왠지 무섭고 두려운 느낌이 들었다.

판문점 관광을 마치고 근처 협동농장을 방문했는데 그곳 농민들은 하는 일이 별로 없어 보였다. 한 겨울이라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북한 농촌의 풍경은 죽은 것 같았고 어둡고 캄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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