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직원 석방 민.관 `총력전’

개성공단에서 북한 당국에 억류된 채 조사를 받고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관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외부 접견도 하지 못한 채 17일로 억류생활 19일째를 맞은 유씨의 상태 확인 및 석방을 위해 중국을 비롯, 북한에 공관을 둔 나라들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외교 노력을 쏟고 있다.

이는 남북 당국간 대화가 전면 중단된 현 상황에서 제3국을 통해 북측과의 간접 대화를 시도하는 한편 외부인과 접견조차 못하고 있는 유씨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유도하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현인택 통일장관은 지난 15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현재 정부는 (유씨 석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앞으로도 구체적으로 더 기울일 것”이라며 “중국 등 북한에 상주공관을 둔 나라들을 통해서 우회적으로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씨의 소속 기업인 현대아산의 조건식 사장은 지난 3~14일 6차례 걸쳐 출퇴근 형식으로 공단을 방문한데 이어 이날부터 당분간 현지에 머물며 북한 당국에 사태 해결을 집중적으로 촉구키로 했다.

출퇴근 형식으로 다닐 경우 오전 9~11시 사이에 방북했다가 오후 5시까지 귀환해야 하는 등 시간의 제약이 있는 만큼 유씨 문제에 진전이 있을 때까지 현지에서 사실상의 `농성’에 들어간다는 복안인 것이다.

준 당국 격인 개성공단관리위원회의 문무홍 위원장도 18일 오전 방북, 유씨 처분 문제를 놓고 북측 카운터파트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들과 `줄다리기’를 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유씨 석방 전망은 불투명해 보인다.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북한이 자국 영토 안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사법권 행사를 명목으로 삼고 있는 만큼 제3국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는 게 첫째 이유다.

때문에 우리 정부를 대신해 북측과 소통하며 유씨 조사 상황을 확인하거나 유씨를 접견하는 정도가 외교적으로 가능한 최대치일 것이라는 냉정한 분석도 나온다.

그 뿐만 아니라 현대아산 역시 과거에 해오던 금강산.개성관광 사업이 중단된 터라 대북 발언권이 예전같지 않다는 한계를 거론하는 이들이 없지 않다.

더욱이 억류된지 20일에 육박한 지금 조사가 길어질수록 북한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지만 역으로 보면 `생사람 잡았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신들이 원하는 `자술서’를 받아 내거나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려 애쓸 것이기에 쉽게 유씨가 나오리라 기대하기는 갈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다음 단계로 할 수 있는 조치로 남북간 합의사항 중 이행되지 못하고 있는 개성공단.금강산 지역 출입.체류 공동위원회 구성을 북에 제안, 유씨 건 협의를 위한 채널을 마련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현 장관도 연합인터뷰에서 이 방안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이 역시 북한이 닫아 놓고 있는 남북 당국간 대화의 문을 열어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간단치 않아 보인다.

한편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조사받는 직원의 현재 상황에 대해 특별히 밝힐 만한 것이 없다”며 유씨에 대한 북한의 `묻지마’식 조사가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