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접촉, 남북관계 어디로 갈까

현 정부 출범 이후 군사.외교 회담을 제외한 첫 남북 당국간 만남이었던 21일 `개성접촉’ 이후 남북관계가 어디로 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반적인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사실상의 첫 당국간 만남을 계기로 대화의 모멘텀을 살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지만 `상대방인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남북대화를 할 생각이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들어가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많다.

북한은 이번 개성접촉에서 실질적 대화를 하려 하기 보다는 현재의 엄중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는 한편 1인당 월평균 70달러 수준인 저임금과 `토지사용료 징수 10년 유예’ 등 개성공단에 대한 특례적 혜택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등의 부정적인 내용을 일방적으로 통보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이번 통보는 개성공단 파행에 대한 법률적 책임은 교묘하게 피해가면서 공단을 `극한상황’으로 몰고 가려는 포석에 가까우며 남북 대화 관련 긍정적 신호로 보기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대북 소식통은 22일 “북한은 개성공단 기업들을 궁지로 몰아 정부를 압박하는 효과를 노리고 잘 되면 근로자 임금, 토지이용료 등의 경제적 이익까지 얻겠다는 생각인 듯하며 다른 영역에까지 대화를 확대시킬 생각은 별로 없는 듯 했다”며 “이번 접촉의 전반적인 분위기로 미뤄 아직 남북이 실질적으로 대화할만큼 시기가 무르익지 않은 듯하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은 이미 올초 남북간 정치.군사 관련 합의의 무효화를 선언하면서 남측과 정치.군사 관련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봐야 한다”며 이번 접촉을 남북간 전면적인 대화 재개의 신호탄으로 보긴 어렵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또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 건과 억류된 유씨 문제 등이 남북관계의 화약고로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도 낙관론을 품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전날 북측은 유씨를 접견하게 해 달라는 우리 요구를 거부했고 현인택 통일장관도 구금된지 24일째인 유씨의 상태를 `부당한 억류’로 규정하며 강한 대응을 예고, 유씨 문제를 둘러싼 남북간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어쨌든 남북이 민감한 시기에 당국간 접촉을 가졌고 관심사는 전혀 다르지만 각자 입장에 따라 다시 만날 필요를 제기함으로써 추가적인 접촉이 이뤄질 공산이 커진 데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접촉의 의미는 작지 않다”며 “앞으로도 대화와 접촉이 계속될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로켓 발사 후 미국과의 조기 대화가 쉽지 않게 된 상황에서 북한은 제한적으로 나마 남북관계를 풀어 나감으로써 경제협력과 남측의 지원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 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향후 남북관계는 양측 당국자들이 개성공단 문제로 다시 대면해야 보다 구체적인 방향성을 드러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요구한 임금인상 등을 놓고 남북간 후속 협의가 진행될 때 북한이 터무니없는 요구를 고집할 경우 남북관계는 희망을 찾기 어렵지만 현실적인 수준의 요구를 제시하고 그에 따라 남북이 실무적인 대화를 진행할 경우 대화의 모멘텀을 살리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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