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병원 5년간 하루도 문 닫지 않은 것은 기적”

“북한 개성공단 내 개성병원이 지난 5년간 하루도 문 닫지 않고, 정상적으로 운영됐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부산에 본부를 둔 국제 의료봉사단체인 그린닥터스의 정근 상임대표는 2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개성병원 개원 5주년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안과의사인 정 대표는 2005년 1월 83㎡ 규모의 응급진료실 형태로 개성병원의 문을 열게 한 개척자로 통한다.


당시 그린닥터스 사무총장을 맡고 있던 정 대표는 2002년 중국 옌볜(延邊)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하다 두만강을 보며 북한 동포에게 의료혜택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후 끊임없이 준비하다 2004년 1월 그린닥터스를 창립했다.


2004년 11월 그린닥터스가 개성공단의 응급의료시설 운영자로 선정되면서 2005년 1월 개성공단에서 남측 의사들이 진료를 시작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았다.


개성병원 진료환자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 지난 20일 누적 환자수가 20만명을 돌파했고, 최근에는 하루 평균 200명의 근로자가 개성병원을 찾고 있다.


그동안 북한 핵실험, 금강산 관광객 피격, 현대아산 직원 장기억류 등으로 남북관계가 수차례 요동쳤으나 개성병원은 “개성공단에 근로자가 있는 한 정상운영한다”는 각오로 하루도 문을 닫지 않고 진료를 계속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금은 활동범위가 개성공단은 물론 개성시와 근처 사리원시까지 확대됐고, 지난해 1월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는 유일한 국외 병원이 됐다.
그러나 개성병원도 처음에는 ‘YMCA 그린닥터스’라는 간판 때문에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정 대표는 회고했다.


북측 인사들이 기독교(YMCA)와 영어명칭(그린닥터스)에 상당한 거부감을 나타내면서 연방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회는 뜻밖에 찾아왔다. 2005년 5월 연탄가스 중독사고를 당한 북측 고위 인사를 개성병원 의료진이 고압산소를 통해 살려내면서 북측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고, 양질의 의약품을 끊임없이 제공하자 신뢰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


2007년에는 개성병원에서 남북한 의사가 공동진료하는 문제를 우리나라 정부와 북측이 3개월간 협의해도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을 정 대표가 북측 고위인사와 불과 30분간 면담하는 것으로 해결했을 정도다.


정 대표는 “남북관계 개선은 퍼주기가 아니라 진정성을 바탕으로 신뢰관계를 구축하는데서 시작한다”면서 “개성병원은 남북 의료협력을 넘어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는 가족들의 반대와 우려를 무릅쓰고 히포크라테스 정신을 실천해준 수많은 의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정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개성병원의 시설을 현대화하고, 대한결핵협회와 공동으로 북한 결핵퇴치 사업을 추진하는 게 희망이라고 말했다.


또 오는 3월1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 대학교수 출신 의사 30여명을 두고 개원하는 온병원이 개성병원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허브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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