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금강산, 北에 현금 유입이 문제”

▲ 마이클 그린 전 美 백악관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합의문에 ‘사전협의’가 명시돼 있지 않으나, 미국이 “한국의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군배치나 결정”을 할 때 반드시 사전협의 절차를 거치되, 그 협의에 구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마이클 그린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말했다.

2개월전 사임한 그는 16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사전협의 절차를 무시하고 그런 결정을 했을 경우 장기적으론 전략적으로 핵심적인 한미동맹과 아시아에서 미국의 전략적 지위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쳐 미국 입장에선 거의 자살행위(almost suicidal)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다른 한편 미국은 구속적인 협의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점 때문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한.미간 합의문이 “애매모호하게 돼 있는 것”이라고 ‘고의적 애매모호성’을 인정하고 “우리는 양국 국민간 한미동맹의 의미와 상호책임에 대한 활발한 공개논의를 통해 이(애매모호성)를 채워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위폐 문제와 관련, 그린 전 보좌관은 “북한이 동판과 장비를 넘기고 위조를 중단하면, 내 생각으론 (미 정부) 사람들이 처벌까지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 정부의 목표가 ‘처벌’이 아니라 ‘중단’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과 위조 담배.바이아그라 등 다른 불법활동에 대해서도 “북한이 중단하면, 미국이나 다른 정부, 금융감독기관들이 굳이 조사하거나 금융거래를 끊는 등의 조치를 취할 이유가 없으며, 이들 문제가 외교문제로서 의미가 사라지고 초점은 다시 전적으로 핵과 미사일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 전 보좌관은 “부시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1년 6월 대북 정책에 관한 성명에서 핵, 미사일, 재래식 군사력, 인권을 4대 관심사로 제시했으나 위폐 등 불법활동은 거론하지 않았었다”고 상기시키고 “위폐 등에 관한 것은 사법조치 차원으로, 북한이 중단하기만 하면, 초점은 전적으로 4대 관심분야로 다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핵은 6자회담에서, 재래식 군사력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각각 다뤄지고 있거나 다뤄질 예정이며, 인권은 이미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인권특사를 임명, 올해부터 그의 활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미사일 문제는 “가능하다면, 2007년 대북 협상 시작”이 미 국무부의 새해 업무목표로 정해져 있다.

그린 전 보좌관은 방코델타아시아(BDA) 외에 “감염된 다른 유명한 국제” 은행들이 있으나, “이들 은행은 BDA보다 크고 훨씬 책임성이 있어, BDA 사건 이후 자체 단속과 청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는 한국의 남북교류와 화해, 이산가족상봉 등 대북 포용정책을 “강력 지지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은 “북한 주민들을 위한 경제.사회체제로 변화를 일으키는 것 없이 너무 많은 현금이 북한 지배층에 들어가 기존 체제를 유지.강화토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워싱턴에서 비판이나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 포용정책의 목표는 “북한 주민이 자신들의 경제 선택권을 갖고 변화를 일으키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북핵 6자회담 공동성명은 이 목표를 위한 것이므로 “단순히 현금이나 부(富)을 북한에 넘겨주는 게 아니라 개혁과 개방을 고무하기 위해선 북한을 어떻게 포용(what kind of engagement)해야 하는지 생각해보자”고 말했다.

그린 전 보좌관은 한미동맹 관계에 대해 “한국이 이라크 파병, 주한미군 재조정,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 과거엔 생각할 수 없었던 일들을 진보적인 노무현(盧武鉉) 정부에서 하고 있다”며 “이는 한미동맹 관계의 존재 논리와 지속가능성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한미를 갈라놓는 큰 문제로, 양국 국민간 북한의 위협에 대한 견해차”를 도전 과제로 지적했다.

그는 한미가 새 도전 과제를 극복하고 “유연하고 전 지구적 관계”의 동맹으로 발전하려면 윤영관(尹永寬) 전 외교장관이 주창한 대로 “한미동맹의 의미”에 대한 양국 국민의 인식 저변을 넓히기 위해 양국의 전문가, 학자, 언론인, 정치인간 ‘공론(public dialogue)’를 새롭게 추진해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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