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업지구가 北당국 돈벌이 창구로 악용돼선 안 된다”

▶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 3월 18일>


개성공업지구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11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개성공업지구 노동자 임금 규정을 자기 마음대로 개정했습니다. 그 내용을 3월 임금 지급부터 적용하겠다는 겁니다. 현재 한국기업이 개성공업지구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최저 임금은 70달러가 조금 넘습니다. 이것을 74달러로 올려달라는 겁니다. 물론 이 돈이 노동자들에게 전달되는 것도 아닙니다. 대부분은 당 자금으로 들어가고 노동자들이 손에 쥐는 돈은 10달러나 될까 말까 합니다.


개성공업지구 임금 문제는 남북 당국자들이 합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남한 기업 사장과 북한 노동자가 자유롭게 임금 계약을 하지 못합니다. 북한 당국이 가로 막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임금문제는 남북 당국들이 결정하기로 정해 놨습니다. 원래 약속은 노동자들의 임금은 매년 8월1일에 남북 간 합의로 결정하며, 그 상한선은 5%까지입니다. 북한은 개성공업지구 노동자 임금 인상이 자기들 주권행위라고 주장합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결정이라는 겁니다. 이 결정은 결국 노동당 방침, 김정은 비준에 따른 겁니다. 그러니까 남과 북이 상호 합의하기로 한 약속을 깨고 자기들 마음대로 결정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개성공업지구 문제는 남북 당국자 사이에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이것도 10년 전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렇게 됐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남북공동위원회와 같은 회의에는 나오지도 않으면서 자기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통보만 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 정부나 기업은 개성공업지구에 대해 기대감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중간에 노동자 임금을 대부분 떼먹고, 그것이 당 자금으로 올라간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동안 모른 척 해줬습니다. 북한당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2년 전 김정은이 개성공업지구 문을 닫았을 당시, 한국 정부는 아예 개성공업지구를 폐쇄하는 것까지 검토했다는 걸 알 필요가 있습니다.
 
개성공업지구를 돈벌이 창구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개성공업지구 노동자가 5만 명, 가족까지 합치면 십 수만 명의 생계가 달려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못주는 월급을 한국 기업들이 주고 있습니다. 개성공업지구가 폐쇄되면 손해를 보는 사람은 북한 노동자들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자기네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월급이 얼마인지부터 살피는 것이 도리입니다. 어설프게 한국 정부를 찔러보려 하다가는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이걸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