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한국제품 북한 내 유통 감소세”

북한 당국이 올해 들어 개성공단 제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황해도와 평안남도에서 인기가 많았던 한국 제품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초 중국을 찾은 평안남도 거주 김철진(가명) 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성공단에서 나오는 시계, 금속류, 나사, 공구, 옷, 그릇, 장난감, 속옷, 전자제품 부속 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한국 상품이 많이 유통되었는데 요새는 단속이 심해지면서 그 수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금은 개성공단 제품을 판매하다 발각되면 벌금이 많고 복잡해진다”면서 “요새는 그나마 빵(초코파이), 스뎅(스테인레스)이나 도자기 그릇, 속옷 등이 팔린다”고 말했다.


장마당에서 팔리는 한국 상품의 가격은 빵(초코파이)이 180∼200원, 여성용 팬티와 가슴 띠(브래지어)가 1조에(세트) 9만원, 도자기 그릇 1조에 25만원 수준이다. 북한 주민들 입장에서는 쉽게 사기 어려운 고액 물품이다.


김 씨는 “한국 상품을 주로 구매하는 사람들은 생활 형편이 비교적 좋은 사람들”이라면서 “되거리꾼(중간 판매상)이 안전원이나 단속하는 사람을 끼고 장사꾼들에게 물건을 넘긴다”고 말했다.


이어 “장사꾼들은 단속이 심하니까 몰래 감추어 놓고 팔거나 개인 집에서 몰래 파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한국 제품 단속을 부쩍 강화한 이유는 분명치 않다. 남북관계 악화나 개성공단 관리 감독 강화 등이 원인이 될 수는 있어 보인다. 


복수의 개성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들은 “완제품이 빠져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여유제품이나 노동자들에게 주어지는 쵸코파이나 공구는 그럴(북한 내부에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완제품이 아닌) 제품 유출이 공장 운영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설시장에서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북중 국경지대에서 들어가는 한국 상품들의 판매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시장에 따라 다르지만 약품이나 옷, 전자제품 등은 매대에 내놓지 않고 팔고 있다. 주로 상설시장 밖에서 메뚜기 장사(노점상)들이 판매한다.


신의주 소식통은 “단속원들이 매일 장마당을 돌며 불시에 매대를 검사하는데, 한국 상품에 대한 단속도 심하다”면서 “한국 글자가 적힌 물건을 적발하면 압수했다가 2, 3일 후에 벌금 2만원 정도를 물고 돌려준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위에서 단속을 세게(강화)하라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결국 단속원들의 뇌물로 들어가는 것 아니겠냐”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