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현실화?…대남 위협 실질적 강수

북한이 남북교류의 최후 보루인 개성공단에 대해 폐쇄 가능성을 언급했다. 개성공단 출입경 인원 연락채널인 군 통신선을 차단한 데 이어 이곳에서 위협 수위를 한 단계 끌어 올렸다.


북한의 개성공단 담당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30일 대변인 담화에서 “괴뢰 역적들이 개성공업지구가 간신히 유지되는 것에 대해 나발질(헛소리)을 하며 우리의 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 든다면 공업지구를 가차 없이 차단·폐쇄해버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총국 대변인 담화는 “조선반도 정세가 일촉즉발의 전쟁 전야에 처해 있는 정황에서 개성공업지구가 유지되는 것 자체가 극히 비정상적인 일”이라며 “우리는 개성공업지구사업에 남반부(한국) 중소기업의 생계가 달렸고 그들의 기업이 파산되고 실업자로 전락할 처지를 고려해 극히 자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당국이 외화수입 창구인 개성공단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라는 남한 내 여론에 민감한 반응을 표출한 것이다.


지난 2000년 8월 시작된 개성공단은 그동안 남북 간 갈등과 긴장에도 유지돼 온 남북교류의 통로다. 특히 천안함 폭침에 따른 ‘5·24조치’로 남북관계가 전면 중단된 상황에도 개성공단은 유일하게 지속돼 왔다.


북한은 여러 위협적인 발언에도 “우리의 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 든다면”이라는 조건을 걸고 있고, “우리는 괴뢰역적패당과 반동언론들의 금후 동태를 주시할 것”이라 밝히고 있어 당장 극단적인 조치가 뒤따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역시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개성공단 출입경 목적의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차단했지만,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출입경을 허용하고 있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5만 3500여 명의 노임으로 연간 9000만 달러를 챙기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폐쇄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달러 수입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이고, 대외투자 및 북중 간 경제협력 확대를 노리고 있는 북한의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폐쇄하는 조치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번 총국 대변인 담화로만 공단 폐쇄 가능성을 판단하긴 이르다. 하지만 최근 북한이 연일 도발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어 개성공단에서 추가적인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남북 간 국지 도발 상황과는 달리 개성공단 폐쇄는 공격의 빌미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북한이 긴장 고조를 노린 공단 폐쇄 조치도 취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 교수는 외화벌이 창구인 개성공단을 버리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긴장 고조를 우선 목표로 한다면 천연 광물 자원 수출로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 교수는 개성공단의 일시 중단 이후 남북대화 재개를 통해 공단이 재개되는 수순을 밟아 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북한은 국면전환을 노릴 것으로 전망했다. 즉, 일시적인 외화수입 중단 상황을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폐쇄 분위기를 고조시키려는 목적으로 출입경 등을 제한하는 조치, 즉 제2의 ’12·1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북한은 2008년 12월 1일 남북관계 1단계 차단조치로 명명한 ’12·1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가 6·15, 10·4선언을 존중하지 않고 민간단체의 삐라살포를 방조하는 등 남북관계를 대결의 시대로 되돌렸다는 이유에서였다. 남북 간 육로 통행 제한, 개성공단 체류 인원 제한하는 것으로, 당시 출경(12회)·입경(7회) 횟수를 각각 3회로 축소했고, 하루 입출경 인원과 차량도 750명, 450대로 제한했다. 개성 남북경협협의사무소도 폐쇄했다.


북한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9개여 월 만인 2009년 8월 21일 ’12·1조치’를 전면 해제했다.


개성공단에는 기반시설과 생산시설 등에 9천억 원대의 남측 자본이 투자됐고, 120여 개가 넘는 입주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상태로 개성공단 중단·폐쇄에 우리 정부 역시 부담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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