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남-북 누가 선수(先手)둘까?

정부는 24일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대북제재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남북경협 전면 중단하고 2004년 이후 중단됐던 대북 심리전을 이날부터 재개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른 북한의 추가적인 군사·비군사적 도발 가능성도 높아져 남북관계는 당분간 대결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우선 개성공단과 금강산지구 완전 차단 조치로 맞대응 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정부와 관광공사 소유의 이산가족면회소 등의 자산을 몰수하고 민간기업의 자산을 동결조치한 동시에 16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을 추방조치한 바 있어 이 곳에 대한 추가 조치가 있을 수 있다. 현재 민간기업의 자산까지 모두 몰수했고, 나머지 인원 추방만을 남겨놓고 있다.


앞서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지난 21일 우리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북한 소행으로 결론 짓고 제재를 예고한 것과 관련 “북남관계 전면폐쇄, 북남불가침합의 전면파기, 북남협력사업 전면철폐 등 무자비한 징벌로 강력히 대응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대북 심리전으로 군사분계선에서 대북방송과 대북전단(삐라)보내기를 재개키로 한 결정에 대해서 ‘개성공단 통행 차단’ 등으로 위협할 가능성도 높다. 


북한은 지난 달에도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의 전통문에서 대북전단 살포가 계속되면 “1차적으로 남측 인원들의 동, 서해지구 북남관리구역 통행과 관련한 군사적 보장 합의를 그대로 이행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정식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북측 근로자 4만3천여명이 일하고 있고 우리 측 120여개 입주기업과 1000여명의 관리 및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다. 북한은 개성공단을 통해 매년 약 5천만 달러 규모의 달러를 챙겨왔기 때문에 이날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정부의 후속조치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북한의 개성공단 폐기 가능성은 낮게 점쳐졌었다. 


하지만 정부가 이번 조치에서 개성공단을 제외한 2억5천~3억달러 상당의 남북교역을 완전중단한다는 밝힘에 따라 북한도 개성공단 현금에 연연해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이 우세해 졌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개성공단 문제는 그 특수성도 감안하여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혀 당장은 지속쪽에 무게를 뒀지만 신규진출과 투자 확대를 불허했고 체류인원도 축소키로 결정해 개성공단의 불안감이 점차 커져 철수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통일부는 일단 개성공단 체류인원을 1000명 수준에서 500~600명 수준으로 대폭 감소한다는 입장이다. 또 통일부 당국자는 “책임있는 북한 당국자가 공식적인 격을 갖춘 사과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대북제재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천암함 사건 자체를 ‘날조’로 규정하며 발뺌을 하고 있고, 국방부의 대남심리전방송이 재개될 경우 “선전물에 대한 직접조준 격파사격이 개시될 것”이라고 위협해 당분간 정부가 스스로 제재 수위를 낮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이날 대북조치 발표 자리에서 “개성공단을 유지하려는 깊은 뜻을 북한이 거스르고 우리 국민의 신변에 위해를 가한다면 이를 추호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북한이 개성공단내 우리 국민을 인질로 삼을 것에 대한 사전 엄포인 셈이다.


대북전문가들은 남북 모두가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해 ‘선수(先手)’는 두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남북 모두 물밑으로는 폐쇄준비 단계를 밟아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남북 모두 개성공단은 유보하고 건드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예측 못한 우연적 상황이 발생해 남북관계가 바뀌는 것 밖에 기댈게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도 이미 명분을 내세우고 선언해 놓았기 때문에 물러설 수 없는 상황”라면서 “계속 강경조치로 압박하면서 한국정부의 의지를 시험하려 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추가 도발은 서해북방한계선(NLL)보다 군사분계선(MDL)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MDL에서 예측이 불가능한 조준사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남북협력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에게도 개성공단 폐쇄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서로 아무 대응도 할 수 없는 ‘자연 폐쇄’ 가능성이 높다”면서 “북한은 결국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고, 북한의 통행차단 조치가 선포되면 자연스럽게 문을 닫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소장은 또 “북한은 이미 남북관계를 포기한 상황”이라며 “내부결속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가면서 남한에 대해서는 위협수위를 높이고 전쟁공포심을 극대화시켜 혼란을 유도하는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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